• "뽑아달라는 사람은 많은데 뽑고 싶은 사람이 없소.
    고만고만한 열 둘 보다, 둘이라도 서로가 전혀 다른 맛과 개성을 지닌 국순당 후보들은 어떻소?
    백세주는 부드러워서 좋고, 백세주 담은 담백해서 좋으니 좋은술의 선택은 더 쉬울 것이오"


    국내 주류 제조회사인 '국순당'이 12일 한 일간지 지면에 실은 이같은 광고에 이회창 캠프 측이 '발끈'했다. 

    이날 류근찬 캠프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전통주 제조업체인 '국순당'이 12일자 조선일보 2면 왼쪽 하단에 '열둘보다 나은 둘도 있소'라는 문구의 자사 생산 술 광고를 가장해 공개적이고 노골적인 방법으로 특정 후보 지지를 선동한 데 대해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순당은 새로 출시한 '백세주담'을 홍보하면서 새 제품만 좋은게 아니라 기존 상품인 '백세주'도 좋다는 의미의 광고를 실었는데, 이것이 이회창씨 기호인 12번과 이명박 후보 기호 2번으로 와전된 것.   

    류 대변인은 "'뽑아달라는 사람은 많은데 뽑고 싶은 사람이 없소 고만고만한 열둘보다, 둘이라도 서로가 전혀 다른…'이라는 광고 문구는 더욱 노골적이고 불순하다"며 "그 배경에는 숫자 '둘'이 상징하는 특정 후보와 공모 내지 뒷거래 했을 것이라는 강한 의혹이 깔려 있다"고 '이명박-국순당 거래설'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보기로는 중소 주류 제조 업체가 정신 나간 기업이 아닌 이상, 국민과 나라의 운명이 걸린 이 중차대한 대선에 끼여들어 술 몇 병 더 팔아보려고, 이런 얄팍하고 어이없는 생각을 했을 리가 만무하다"고 지적하면서 "특정 후보가 위장전입, 위장취업 및 탈세, 돈투기 및 땅투기 의혹, 건강보험료 1만5000원 납부 등으로 '거짓과 위장, 부패와 부도덕, 불의와 비양심'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어두운 전력이 화려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거듭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류 대변인은 이를 "기업광고를 가장한 불법선거운동"이라고 규정하면서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정부관계 당국의 엄중한 제재 및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국순당은 각오하라. 오늘로써 국순당이 아니라 '죽쑨당'이 됐다"고 엄포를 놓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순당 측은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반발했다. 국순당 고봉환 홍보팀장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치적으로 의도된 것은 아니다"고 부인하면서 "시기가 대선 시즌이다 보니 이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우리가 이 광고를 만들 때 등록된 후보가 12명 이었다"며 "마침 연필 한 다스도 12자루이지 않느냐. 그래서 이 '열둘'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 보다 둘 다 좋은 술인데 둘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명박 후보는 알지도 못한다"면서 이회창 캠프 측의 주장을 반박한 뒤 "선관위에서 출석 요구를 해 왔기 때문에 지금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