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부분 불참한 가운데 BBK특검법 발의를 놓고 대통합민주신당·민주노동당과 한나라당 간의 치열한 설전이 계속됐다.

    이틀째 열린 이날 회의에서도 통합신당 측은 BBK특검법안을 빨리 상정하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출석시켜 긴급현안보고를 통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한나라당은 통합신당이 검찰 수사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하면서 김경준씨 귀국배경에 신당의 공작정치 의혹이 있다고 맞불을 놨다.

    통합신당 측의 요구로 소집된 이날 회의는 통합신당 측에선 이상민 김동철 문병호 선병렬 우윤근 의원이 참석했지만, 한나라당에서는 주성영 박세환 의원만 나왔다. 게다가 6일 "대선을 보름 앞두고 특검법을 처리하자는게 말이 되느냐"면서 통합신당 측 의원들을 향해 "윽박 지르지 좀 마라"고 했던 최병국 법사위원장이 이날 회의에 불참함에 따라 한나라당 주 의원이 법사위원장 직무를 대행, 통합신당 의원 5명을 상대로 박세환 의원 혼자 싸우는 5 대 1의 형국이었다.

    먼저 한나라당 박 의원은 "BBK 검찰수사는 흠잡을 데 없는 과학적인 수사임에도 정의로운 검찰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면서 "김경준 사태 전개과정을 보면서 치밀하게 각본대로 진행되는 느낌이며 공작정치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고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통합신당이 대선이 12일 남은 엄중한 시점에서 특검법 상정이나 법무부 장관 진술 등을 주장하는 등 의사일정을 마음대로 조정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 고위인사들이 김씨를 면회해 여러 거래를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국민일보의 7일자 보도를 인용했다. 이어 그는 "공작정치와 흑색선전의 주체가 누구인지 밝혀지고 있다. 누가 김씨 귀국을 주선했겠느냐"고 따지면서 "정치적인 목적이 너무 뻔한 것 아니냐. 신당이 사기꾼 말에 '올인'하면서 나라망신을 시키고 있다"고 호통쳤다.

    이에 통합신당 측 이상민 의원은 "회유와 협박으로 인해 김씨 진술이 불법으로 조작됐다고 한다"며 "적법·위법을 규명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일은 법사위 소임"이라고 주장했다. 우윤근 의원도 "김경준 메모 규명은 정치공방 이전에 해야 한다"며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 보강할 만한 게 나오는 상황에서 진위를 법무장관을 불러 확인해야 한다"고 법무장관 출석을 거듭 강조했다. 선병렬 의원은 "국회가 역사적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라도 법무장관을 불러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고 말했고, 김동철 의원은 "검찰수사 결과를 국민 대다수가 믿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와 민족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청문회도 열어 이 후보 등 관계자들을 모두 참석시켜 모든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도 "임채정 검찰총장은 취임사에서 있는 것은 '있다'고 하고 없는 것은 '없다'고 하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있는 것도 '없다'고 했으며 그른것을 '옳다'고 했다"며 "수사결과 자체가 의혹이고 국민 절반이 못믿겠다는 상황이니 검찰총장의 현안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통합신당 측 주장을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