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씨의 대선출마로 '적'이 하나 더 생긴 한나라당은 이씨에게 맹공을 퍼붓는 한편, 정부·여당과 정동영 후보를 향해서도 공세를 이어가는 이원화 전략을 펴고 있다.

    한나라 "이회창은 '반칙'정치인"
    창 무대응에 "입이 열개인들 무슨 할 말 있겠나"

    이씨의 대선행보와 관련 9일 한나라당은 논평과 브리핑, 성명 등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이회창 죽이기'에 들어갔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이회창, 정동영, 이인제 후보의 공통점은 '반칙'"이라면서 이씨를 '반칙' 정치인으로 낙인찍었다. 나 대변인은 "이번 대선은 민심에 역행하며 의리를 버리고 원칙을 애초부터 버린 반칙 정치인이냐 올곧은 실천가냐를 선택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씨는 이제 분열과 반칙을 상징하는 정치인이 됐다"고 비난했다.

    양철홍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이씨를 겨냥 "8일 오후 이씨가 강재섭 대표의 출마관련 지적에 '일일이 대응 않겠다'고 하고 이흥주 특보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했다"면서 "대응 않는 것이 아니라, 대응할 수 없는 것이고, 대응할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대응의 능력, 한계 밖에 있어 대응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부대변인은 "우리가 이씨에게 지적한 '적전분열 이적행위죄', '무반성 자가당착죄', '정치공작 부화뇌동죄'는 이 시기에 용서받기엔 너무 큰 죄다. 입이 열개인들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면서 "유구무언의 자숙하는 마음으로 주위와 국민을 돌아보아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인지한다면, 할 수 있는 말은 단 한마디, '출마선언 번복' 뿐"이라고 잘라말했다.

    박태우 부대변인은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냈던 강삼재 전 의원에게도 '정치도의를 저버리고 대선정국에 샛길로 들어와 이씨의 선대위원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강씨는 정권교체의 본류에 합류할 것을 당부한다"면서 "'시국관, 국가관이 총재와 일치한다'는 명분으로 이씨에게 합류한 강씨는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서 정도(正道)가 아니라 샛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부대변인은 "2003년 소위 '안풍'사건으로 정계를 떠났던 그가 다시 보수분열의 전주곡인 '이회창 바람'을 안고 샛길로 정치를 재개하는 것은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모든 당원들의 수치요, 아픔"이라면서 "지금이라도 강씨는 이씨 지지를 철회하고 보수대연합의 안정적 정권교체를 위해 한나라당으로 들어와서 명분을 갖고 정치활동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해우 부대변인은 "이번 대선은 정통보수와 중도실용세력의 대결이 아니라 '사이비보수' '구태보수' '수구보수'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중도실용세력을 포괄하는 합리적 보수세력'의 대결"이라면서 "이씨는 스스로를 정통보수로 자처하고 있지만, 실제는 '사이비보수' '구태보수' '수구보수'일뿐"이라고 쏘아붙였다.

    한나라 "국민들 '패륜대통령' 원칙않아" 정동영 공격
    "정동영은 '이밖에 후보'" 조롱

    또한 한나라당은 정부·여당과 정동영 후보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나 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정 후보는 얼마 전까지 '개성동영'이라고 자신을 불러달라고 했다가 이제는 '철도동영'이라고 불러달라고 주문했다"면서 "참으로 경박한 처신이다. 앞으로 공약을 내세울 때마다 자신의 성(姓)을 바꾸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성을 자주 바꾸는 것은 역시 정 후보다운 발상인 것 같다. 노인을 폄훼하고 키워준 숙부에게 소송당한 '패륜'이 결코 우연히 일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국민들은 결코 '패륜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성만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 후보는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다 못해 잊혀져 가는 후보"라면서 "뉴스를 봐도 '이밖에 정동영, 이인제, 문국현 후보는…'하는 식으로 이미 '이밖에 후보'"라고 조롱했다. 

    강 부대변인은 또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서도 "어제(8일) 전남 무안을 방문해 호남시대가 온다고 립서비스를 시원하게 했다"면서 "재임 중에는 뭘하고, 물러나는 마당에 입에 침 바른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강 부대변인은 "5년 동안 호남에 상처를 줘 놓고 이제 와서 표를 의식한 기만적 발언을 한다"면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가 넘는 152석이었을 때도 새만금특별법, F1특별법, 서남권개발특별법 등 어느 것 하나 처리해 주지 않았다. 그러고도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마당에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런 진정성 없는 얘기를 한다는 것은 소외된 호남 분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일"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또 "호남을 배신하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민주당을 파괴공작했던 노 대통령이 호남 안에서도 경쟁이 필요해 열우당을 창당했다고 하는 것은 궤변이다 못해 후안무치한 짓"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