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은 7일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최태민 보고서'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이날 국정원을 항의 방문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캠프 의원들이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부터 90여분간 김 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김 원장의 발언을 근거로 결국 시중에 떠도는 '최태민 보고서'가 "박 전 대표를 음해할 목적으로 조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원 자체 조사 결과 (보고서는)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했다. (보고서)작성부서와 관리하는 부서에도 존재하지 않고 작성부에서 관리부로 넘어가는 수발부에도 기록이 전혀 없다"면서 "누군가에 의해 (박 전 대표를)음해할 목적으로 조작됐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칼끝을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에 겨눴다. '최태민 보고서'가 안기부(옛 국정원)에서 만든 자료라고 주장한 장본인이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 전 시장 측으로 분류되는 정형근 최고위원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이·정 두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두 사람이 '최태민 보고서' 문건을 국정원 보고서로 믿게 했고 국민들에게 보고서의 존재의혹을 갖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변인은 "보고서 공작문건이 국정원 보고서라 믿게 된 데는 두 최고위원의 공식발언이 컸다"면서 "발언에 책임지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6월21일 라디오 인터뷰와 같은 달 27일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차마 말하기 창피할 정도의 안기부 보고서가 나돌아 나한테 전달돼 봤다" "내게도 박 전 대표의 유신시절 자료와 복당 과정에서의 돈 문제 관련 자료도 있다"고 말했고 정 최고위원은 7월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근 벌어지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에 대한 일련의 공세는 국가기관이 직·간접으로 관련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정보와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정보기관 또는 국가기관에서 나왔거나 확인해준 것으로 추정되는 이해찬 전 총리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고 최태민 목사 수사 보고서는 거의 실제 수사 보고서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캠프측은 또 "김 원장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박모씨를 '사실상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이를 근거로 "국정원 직원 박씨가 박 전 대표 음해 허위문건 유포에 관련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김 원장에게 "(국정원)윗선 어디까지가 개입돼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표 캠프는 "박 전 대표 음해공작에 연루된 모든 인사들을 밝히고 사건 전모를 밝혀 즉각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또 "최태민 의혹을 제기한 김해호씨와 영남대 관련 비리의혹을 제기한 최염씨의 기자회견 내용에 모두 국정원 문건이 관련 돼 있다"면서 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고 "이 전 시장 캠프의 전직 국정원 직원들이 현직 국정원 직원들과 어떤 공모를 했는지 내용과 사실 전모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어 "적절한 시일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국정조사를 포함해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