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화합이 아니라 갈등을 일으키는 말"이라고 총평했다. 이 전 시장은 25일 전주에서 특강을 통해 "정치는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으로 돌아가야한다"며 '국가경영자론'을 거듭 역설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전주코아호텔에서 열린 미래전북연구소 특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고 "새해에 국민들이 듣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며 "남은 임기동안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말을 듣고싶어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차기대권에 도전하는 주자들은 임기단축을 인정해야한다는 노 대통령의 주장에는 "다음까지 걱정해주는 거냐"며 "고맙구만"이라고 혀를 찼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소수만을 위한 경제정책이 아니냐'며 자신을 겨냥한 데 대해서는 "아마 경제가 어떤 것인가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며 "이번 정권은 서민을 위한 경제를 한다고 했지만 결국 서민은 더 어려워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질문을 했으니까"라며 이같이 답했다. 이 전 시장은 "나는 실물경제를 했던 사람이고 또 서민출신으로서 서민을 위한 경제정책을 누구보다도 더 마음으로 정성껏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강에서도 이 전 시장은 정 전 의장을 겨냥, "경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 사람은 입만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미래전북연구소 초청으로 개최된 이날 특강에서 이 전 시장은 '정치'보다 '경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정치가 강한 곳에서는 경제가 살 수 없다"며 "대한민국이 사는 길은 정치가 경제를 뒷바라지하는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민주주의 국가 어디에서 '대권'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면서도 "그런데 실제가 그렇다. 대통령의 힘이 사방에 미치기때문에 기업이, 경제가 힘을 쓸 수가 없다"고 개탄했다.

    이 전 시장은 "세계 모든 지도자는 자기나라 국민을 보다 행복하게 살게하려 경쟁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정치가 이런 목표를 달성할 능력도, 비전도, 경험도 없어 모든 데 걸림돌만 된다"며 노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전 시장은 "누가 빨리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 경제마인드에 의해 (정치를) 해나가느냐가 지역과 국가의 발전을 가름한다"며 '경제대통령'으로서 의지를 피력했다. 이 전 시장은 "지역갈등 역시 정치인들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21세기에는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관심현안인 새만금 사업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지난 91년 시작될 때 어떤 목표로 했겠지만, 10년,15년 흐르며 세계가 변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사업으로 변화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대변화에 따라 내용도 달라져야한다"며 "과거에 얽매여 생각하고 있으면 (이 사업은) 졸작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이제 일을 구체적으로 확정짓고 사업해야하는데 안타깝다"며 "지금처럼 하다보면 30년이 지나도 늘 토론만 하다 세월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만에 끝내야했을 사업을 15년 흐른 지금 이제야 둑을 막았다"며 "정부는 예산을 두배로 쓰고 도민은 긴 시간을 기다려야했다. 이제 기다림을 끝내고 완성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만금 사업은 전북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전체에도 영향을 줄 위치의 큰 규모사업"이라고 말했다.[=전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