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학자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정부가 실패하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교체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지난 18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에 대해 "실패했다"고 단언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어려움은 민의를 따르지 못해 생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보수세력에 정권이 넘어가는 걸 막아야 한다는 진보 세력 움직임에 대해 "내용도 없으면서 정치적, 이념적 라인을 따라 다시 모여 재집권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원리에 대해 "어떤 정당이든 다수가 지지하면 교체해서 다수가 더 많이 지지하고 다수에 더 순응하는 권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어 "반민주 세력 집권 가능성 운운하는 식으로 두려움을 동원해 비판을 가로막는 것은 권위주의적이고 비민주적"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보수 세력과 언론이 김대중 정권과 노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정부가 실패하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면 교체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주장했다. 최교수는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세력에 정권이 넘어간다고 해서 그것이 곧 민주주의의 퇴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매우 파괴적 정치행위이며 해서는 안될 이슈를 제기한 것"이라며 "정치를 승부를 거는 게임으로 만드는 건 나를 따를것이냐 말것이냐 식의 극단적 선택을 국민에게 윽박지르는 것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최교수는 이어 "실현될 수 없는 이슈를 난데없이 제기하거나 현실을 인정하지 않거나, 뭔가 기본 구조를 바꿔보려는 시도는 파괴적인 효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청와대에서 말하는 '진정성'에 대해선 "정치란 진정성 여부로 평가되는 게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며 "진정성 논의는 의미없다"고 일축했다. 

    최 교수는 노 정권의 실패가 조·중·동의 공격 때문이라는 질문에 대해선 "현행 헌법 하에서 한국의 대통령 권한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미국보다도 강하다"며 "그런 논법은 실패의 알리바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