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이야기' 사태가 친노인사와 여권실세의 개입설로 확산, 권력형 게이트로 의혹이 확대되면서 'IT 노사모'로 알려진 '현정포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에 위치한 게임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기관 게임산업개발원의 우종식 원장이 이 모임의 회원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정포럼은 '현실을 이상과 조화시키는 정보기술 전문가들의 포럼'이 원래의 뜻이었지만, '노무현을 지지하는 정보통신인 모임'으로 더 알려져있다. 2002년초 민주당 대통령 후보경선이 시작될 무렵 발족된 이 조직은 교수, 기업체 임원, 정부 인사 등 총 30여명의 IT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노 후보의 IT대선전략을 돕는데 깊숙이 참여해왔다.

    당시 노 후보 진영에 있었던 정세균 천정배 남궁석 의원 등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정보대학원 이주헌 교수가 이 모임을 주도했으며, 황우석 사태로 물러난 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대선기간 동안 민주당 IT정책특보로 일했으며, 노 정권이 들어서자 2003년 3월 제 7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에 선임됐다. 현정포럼 멤버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관여했으며, 이후에도 IT정책과 관련한 대통령의 사조직으로 불려왔다.

    이들의 활동은 지난 대선 당시 IT분야 인사 1014명을 모아 '노무현 공개지지선언'을 하면서 절정에 이른다. 2002년 12월 16일 이주헌 교수 등 헌정포럼 멤버 10여명은 민주당사를 찾아가 기자회견을 r가졌다. 당시 이 교수는 "노 후보의 부탁으로 지난 3월 '노무현을 지지하는 정보기술인들의 모임'을 결성했다"고 밝혔으며, 1014명이라는 참여인원은 현정포럼 멤버들이 나서서 IT분야에 포진한 인맥들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권력형 도박게이트 진상조사특위는 22일 게임산업개발원을 현장조사한 자리에서 우 원장이 현정포럼 회원임을 지적하면서, 바다이야기 사태 배경에 여권의 커넥션을 밝히는데 집중했다. 박찬숙 의원은 "현정포럼 멤버라는 점이 원장으로 승진하는데, 또는 발행업체 선정에 관련된 것이 아니냐"고 따졌고, 김양수 의원은 현정포럼과 상품권 발행업체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우 원장은 한나라당 조사단의 추궁에 자신은 대선이 끝난 뒤 이 모임에 가입했다면서 "나는 그런 힘을 빌린 적도 없고 오로지 전문성으로 승부했다"고 강변했다.

    우 원장에 따르면 현정포럼은 '미래연구포럼'으로 간판을 바꾸어 존재하고 잇으며, 구성원은 IT분야 대학교수 위주로 20명 안팎, 회비는 연 50만원이라고 한다. 현재 이 모임의 대표는 IT관련 사업을 하는 박용찬씨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