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이은 강금실 서울시장후보의 김대중 전 대통령(DJ) 방문 계획에 대한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않다. 5.31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둔 상황에서 열린당이 DJ의 정치적 적자임을 선전, 호남민심을 자극해 열세를 만회해보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열린당 정동영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는 각각 부인까지 대동하고 8일 DJ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자택을 찾았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어버이날을 맞아 감사를 전하기위한 방문으로 덕담과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한 일상적 대화가 있었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두 지도부 내외는 정성스럽게 준비한 꽃과, 떡을 아주 좋아하는 DJ를 위해 인간문화재가 직접 빚은 떡을 준비해 갔다"며 '지극 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적 의도'가 없다는 열린당의 강변에도, 정치권에서는 수도권과 광주·전남 지역에서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열세인 열린당이 DJ를 내세워 지지율 반등을 꾀하려는 의도로 대부분 풀이한다.

    정동영 김한길에 이어 강금실도 DJ 방문 일정
    민주 "선거 참패위기에 DJ악용… 동교동이 무슨 구에 있는지는 아나"


    특히 민주당은 열린당이 DJ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장관 등 정부관계자들의잇따른  호남방문 일정과 열린당 지도부, 서울시장 후보의 DJ방문은 '지방선거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 박주선 서울시장후보측 장전형 대변인은 강 후보가 난데없이 DJ를 방문하겠다는 것은 '코미디'라면서 "강 후보는 동교동이 영등포구에 있는지 마포구에 있는지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강 후보는 유시민 복지부장관과 함께 '좌금실, 우시민'으로 불리는 '리틀 노무현'이자 '남자 유시민' 아니냐"며 "무슨 명분과 이유로 강 후보가 DJ를 찾아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언제부터 열린당 간부들이 호남을 들락거렸는지, 그야말로 '쌩쇼'를 하고 있다"며 열린당 지도부의 잇따른 호남행을 함께 비판했다. 그는 "열린당 지도부가 호남에 나타나면 좋아하는 사람이 딱 한사람있는데 바로 '소금장사'"라며 "(주민들이) 재수없다고 뿌려대니, 전국 최대 천일염전을 자랑하는 전남 신안에서 일손이 딸릴 정도라고 한다"며 비꼬았다. 장 대변인은 "DJ가 '나와 역사를 같이할 사람'이라고 평가했듯이, DJ의 철학과 이념을 계승한 후보는 박주선 후보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재두 부대변인 역시 열린당 지도부의 'DJ 후광얻기' 노력에 "열린당은 정권 초기 '대북송금특검'등을 내세우며 DJ를 정치적 곤경에 빠뜨려놓고서는 차별화를 하겠다며 배신하고 탈당한 세력"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참패가 기정사실화 되자 이제와서 DJ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