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아치‘끼리는 통한다’(?)

    대표적인 ‘노빠(노무현 추종자)’로 꼽히는 이기명씨가 27일 특정 정치인과 정당을 비난하면서 “정치판의 비리, 도덕 불감증과 정치가가 ‘꾼’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망각이라는 인간의 재주가 야속하다”며 '고고한' 탄식을 내뱉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냈고 열린당 소속 의원들로부터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받고 있는 이씨는 이날 자신이 상임고문으로 있는 친노 인터넷사이트 ‘국민참여1219’에 올린 ‘이미 망가졌고 지금도 망가지고 앞으로도 망가질…’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현실 정치 상황과 정치인에 대한 나름의 소회를 피력했다. 

    이씨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전 의원에 대해 “새파란 나이에 정치를 혐오하며 은퇴했던 사람”이라고 평하면서 “이제 정치가 깨끗해 졌다고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깨끗한 정치를 갈망하던 젊은이였으니 정치비리의 원천이었던 한나라당의 때를 어떻게 벗길지 관심이 깊다”면서 비아냥댔다.

    이씨는 이어 “한때 무균질 정치인이라면서 TV 광고를 수놓던 정치인이 있었다. 깨끗한 이미지로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박찬종씨”라면서 “그와 마찬가지로 오세훈씨도 TV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다. 그러나 돈 벌자는 광고출연이야 무슨 상관이 있으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제발 반짝하다가 망가지는 정치인이 되지 말라는 것”이라고 ‘조언’까지 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세상에는 이미 망가진 정치인과 망가지는 정치인과 망가질 정치인이 있다. 망가진 정치인이야 이미 역사가 판정을 했지만 망가지고 있는 정치인과 망가질 정치인이 걱정”이라면서 은연중 두 사람을 비꼬았다.

    이씨는 또 FTA(한미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연일 비판논리를 쏟아내고 있는 정태인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에 대해서도 “자신은 당당할지 몰라고 평가는 망가진 인생”이라면서 “심한 말로 양아치라고 한다. 얼마나 참담한 노릇인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다른 건 몰라도 조폭들의 의리만큼은 정치판도 배우라”고 어줍잖은 충고도 쏟아냈다.

    이기명씨 글 전문

    -이미 망가졌고 지금도 망가지고 앞으로도 망가질.-

    정치꾼이 사라지지 않는 한 희망도 없다.

    이 기 명(국민참여연대상임고문)

    공개서한은 시체에 칼질을 하는 것이라며 말린다. 부관참시라는 것이다. 아니다. 살신성인이다. 쓰러진 정치꾼들의 이름을 영양분으로 희망의 정치가 싹 튼다면 국민을 위한다고 잠꼬대처럼 읊조리던 정치꾼들이 자신들로 인해 고통 받던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속죄를 하는 것이다.

    그 잘난 이름 들먹이지 않는다고 누군지 모르랴. 나라를 판 친일파들의 면면을 보면 인물이 아까워 안타깝다. 허나 매국을 했으니 인물이 무슨 소용인가. 차라리 못 났으면 역적질 못했을 것이니 바로 이름 좋은 하늘타리요 빛 좋은 개살구가 이 경우다.

    이완용 이지용 박제순 이근택 권중현이야 을사오적이니 더 말 해 뭘 하랴만 최남선 이광수 김은호 김기창 홍난파는 선구적 예술가이며 김성수 방응모 장덕수는 개화의 문을 열었다는 언론의 선각자다.

    기미년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인 중에도 친일파가 있어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박희도 이갑성 정춘수 최 린 등이 친일을 했고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최 남선도 망가져 버린 애국지사다.

    8.15광복이 된 후 이승만 정권이 반민특위를 만들고 친일파를 단죄한 재판정에 선 식민지 시대 최고의 특권지배 계급은 역시 망가진 인간의 초라한 모습이었다.

    해방 후 한국은 정치 후진국이었다. 정치 후진국에서는 바늘과 실처럼 따라 다니는 것이 독재다. 독재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정치를 한다는 인간끼리 망가지기 경쟁을 벌린다.

    국부로 추앙을 강요하던 이승만은 독재자였다. 6.25가 터지자 제일 먼저 대전으로 줄 행낭을 치고 서울사수라는 거짓말로 시민을 유기했던 이승만은 종신 대통령을 꿈 꾼 원조독재였다.

    사사오입 개헌을 비롯해서 조작된 대통령 출마 탄원으로 마의(馬意)와 우의(牛意)까지 동원하는 코미디를 연출했으나 결국 3.15부정선거로 인한 4.19혁명으로 쫓겨 나 하와이에서 객사하는 비운의 독재자가 되었다.

    독립운동가로 대통령으로 최고의 영광을 누렸으나 추악한 말년으로 인생을 마감한 이승만은 망가진 정치가의 대표다. 이승만 독재시절 낚시를 하다가 방귀를 뀐 그에게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는 아첨사상 최고봉의 찬사를 올린 내무장관 이 익흥을 비롯해서 박찬일 홍진기 장경근 등은 최고의 교육을 받은 엘리트였다. 그러나 망가진 인생이었다.

    이승만의 후계를 꿈꾸던 이기붕은 국민이 등 돌린 정치가의 최후를 처절하게 보여 주었다. 자식의 손에 가족 모두가 목숨을 버리는 이 나라 정치사에 기록될 비극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내무장관 최 인규는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고 양심선언을 했다. 물론 총은 쏘라고 주는 것이다. 그러나 독재를 규탄하는 죄 없는 동족을 향해 쏘라는 것은 아니다. 독재자를 위해 안하무인으로 용감무쌍했던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 어느 국민도 없었다.

    독재정권은 총만이 아니라 17세 소년 김 주열 군을 향해 최루탄까지 쐈다. 김 군은 양미간에 최루탄이 박힌 채 숨졌고 시체는 마산 앞 바다 밑에 27일간이나 버려졌다가 발견되었다. 자유당 독재정권의 종말을 고하는 서곡이었다.

    독재자의 비극은 이승만의 몫만은 아니다. 박 정희 독재도 비극으로 막을 내렸고 전두환의 독재도 민중항쟁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그들은 몸도 마음도 허물어 진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제 오늘의 현실로 시선을 돌리자. 우리의 위대한 조국 대한민국은 이제 어느 국민의 자유도 억압하지 않는 나라다.

    그러나 귀가 아프다. 도처에서 인간이 망가지는 파열음으로 고막이 아프다. 정치가라는 영광의 이름이 ‘꾼’으로 추락하는 굉음을 들으며 참담한 심정이다. 정치가 원래 그런 거 아니냐고 해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한창 봄이 무르익는 계절이다. 자연의 섭리를 받아드리는 살아 있는 것들은 갈등을 빚지 않는다. 그러나 오직 하나 인간만은 저항하며 사지를 버둥거린다. 인간은 저항하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최근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보는 것은 저항이 아닌 발악이다.

    세월이 약이라는 노래도 있다. 세월이 잊게 해 준다는 것이다. 정치판의 비리와 도덕 불감증과 정치가가 ‘꾼’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망각이라는 인간의 재주가 야속하다.

    이제 이에서 신물이 날 정도로 들었지만 잊어서는 안 될 일이기에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되새긴다. 한나라 당의 7백억 ‘차떼기’는 정치 후세들을 위해서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정치가들이 추하게 망가졌는가.

    좋은 환경에서 자라나 공부 잘하고 남부러울 정도로 출세한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범법자가 되고 ‘꾼’으로 전락했다. 이것은 교훈이었다. 그러나 사라져야 할 악몽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이 바로 이번 민주당 사무총장 조재환의 ‘그랜저차떼기’다.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없는 파렴치 범죄를 두고 왜 그리도 구차하고 치사한 변명인가. 공천을 미끼로 한 비리임은 세상이 다 안다. 당이 가난해서 특별당비로 받은 공개 못한 돈이라고 아무리 목청을 뽑아도 믿어 줄 어느 한 사람도 없다. 우선 돈 받은 자신부터 머리를 흔들 것이다.

    민주당 죽이기라고 아무리 열을 올려도 돌아오는 것은 코웃음이다.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다는 당 대표의 말년이 이렇게 망가져서야 서글프지 않은가. 아무리 오줌을 쌀 정도로 다급해도 이치에 맞는 말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역사는 웃음거리로 기록한다.

    정치는 안 그래야 되는데 참 많은 사람을 망가트린다. 특히 선거가 닥치면 사생결단이다. 지난 16대 대통령 선거 때 대표적으로 망가졌던 사람들이 있다. 가장 촉망받는 정치인의 한 사람이었던 법관출신인 그는 정도를 벗어난 길을 걷다가 정치판의 낭인이 됐다.

    국민 앞에서 철석같이 약속한 후보 단일화를 파기한 정치인은 이제 누구를 향해 무슨 약속을 하며 누가 그 말을 믿을 것인가. 역시 그도 정치는 접어야 하고 국민은 그의 행적을 기억해야 한다. 정치꾼들의 개도 못 줄 버릇을 고치는 방법은 국민이 기억하는 것 밖에 없다는 사실을 국민도 정치인도 명심할 일이다. 잊는 게 장땡만은 아니다.

    존경받고 촉망받던 정치가들의 망가진 모습은 눈에 선하다. 정치가에서 ‘꾼’으로 전락한 그들의 심정이야 오죽하랴. 허나 누가 구덩이를 파고 밀어 넣은 것이 아니라 자기가 파고 스스로 기어들어 갔으니 누굴 원망하랴.

    ‘꾼’이란 향내 나는 어휘가 아니다.

    4백여 개나 된다는 ‘꾼’자 붙은 어휘 중에서 가장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정치꾼이라고 믿는다. 또한 비록 인간은 아니라도 정치‘꾼과 함께 해악을 끼치는 것은 정도를 걷지 않는 언론이다.

    옛날엔 저러지 않았는데 하면서 안타까워하면 뭘 하나. 어떤 논리로 변명을 하고 아무리 정론이라고 떠들어도 ‘꾼’은 '꾼’이다.

    넌 도대체 뭐하는 놈인데 남의 욕만 해대느냐면 할 말이 있다. 화가 나서다. 자신에 대해 화가 나고 정치에 대해 화가 나고 정치가에 대해서는 더욱 더 화가 치민다. 잘못된 정치에 대한 책임은 잘못된 정치가들이 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욕 좀 할 것이다. 내가 쓴 글은 내가 책임진다. 한나라 당은 이제 당명을 바꿔야 한다. ‘사학법연계당’으로 당장 바꿔야 한다. 여.야가 합의를 했건 시급한 민생법안이 산처럼 쌓여있던 나 몰라 하고 오로지 사학법 개정에만 목을 맨다. 이러니 ‘사학법연계당’이 맞지 않은가. 당연히 이름 바꿔야 한다.

    이런 정당이 세상 천지에 어디 있단 말인가. 또한 열린 우리 당은 뭐하는 정당인가. 등걸잠뱅이 정당인가. ‘안되면 말고’ 정당인가. 립 서비스 정당인가. 말로는 원칙대로 한다고 큰 소리 탕탕 치면서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다. 뭘 했는지 한번 들어보자. 차라리 말이라도 안하면 중간이나 갈 것이다. TV화면에서 웃지나 말라.

    이러면서 무슨 국민의 지지를 바라는가. 나 같은 골수 지지자도 정내미가 뚝 뚝 떨어진다. 하려면 확실하게 해라. 정도를 걸으면 국민의 지지는 말려도 따라 온다.

    한나라 당은 참여정부가 정치를 잘못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럼 묻자. 지금은 지방자치 시대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80%가 한나라 당 출신 단체장의 머리로 운영된다. 지방의회도 한나라 당 판이다. 예산은 쌈지 돈이다. 지방에 내려가 봐라. 말 한 그대로다. 그런대도 정부가 정치를 잘못한다고 아우성이니 벼룩이도 낯짝이 있다.

    무슨 낯으로 심판한다고 팔 걷어 부치나. 정작 심판을 받을 대상은 그들 자신이다. 공천비리 감찰이니 후보를 못 내도 공천비리만은 척결하겠다던 박 근혜 대표의 약속을 역시 공수표인가. 한두 번 속았느냐고 체념할 것인가. 아니다. 분노해야 한다. 어느 정당이던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면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

    못난 국민은 못난 국민의 합당한 대우밖에 받지 못한다. 형편없는 인간들 뽑아 놓고 욕만 하면 뽑은 사람은 책임이 없는가. 자존심 상하지 않은가. 나 못났다고 광고 하는가.

    5.31 지방선거는 아직 치르기도 전에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지는 정치‘꾼’들이 속출한다. 망가지기 시작하고 이미 망가지고 더 망가질 것이다. 한나라 당의 김 덕룡 의원과 박 성범 의원이 대표다. 울릉군수를 비롯해서 기타 등등은 쫄따구다.

    박 성범 같은 의원이야 5공 시절 언론인으로서 소임을 다 했느냐에 대해 평가가 나온 사람이지만 김 덕룡 의원의 경우 안쓰럽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누군들 사정이야 없으랴. 바로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이 당당하게 정치를 할 자격이 생긴다. 이런 저런 할 짓 다 하면 누군들 정치를 못하랴.

    한나라 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오 세훈으로 결정됐다. 새파란 나이에 정치를 혐오하며 은퇴했던 사람이다. 이제 정치가 깨끗해 졌다고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깨끗한 정치를 갈망하던 젊은이였으니 정치비리의 원천이었던 한나라 당의 때를 어떻게 벗길지 관심이 깊다.

    한 때 무균 질 정치인이라면서 TV 광고를 수놓던 정치인이 있었다. 깨끗한 이미지로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던 박찬종씨다. 그와 마찬가지로 오 세훈씨도 TV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다. 그러나 돈 벌자는 광고출연이야 무슨 상관이 있으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제발 반짝하다가 망가지는 정치인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미 망가진 정치인과 망가지는 정치인과 망가질 정치인이 있다. 망가진 정치인이야 이미 역사가 판정을 했지만 망가지고 있는 정치인과 망가질 정치인이 걱정이다.

    정치판의 배신은 사건도 아니다. 배신을 떡 먹듯 하는 세상에서 정치판의 의리만 따지면 불공평하다고 항의를 할지 모르나 배신은 인간본성의 문제다. 조폭 세계에서도 배신자는 제거 대상 제1순위다.

    고위공직에서 근무한 인간들의 행태가 입에 오르내린다. 자신의 공직 근무 중 취득한 정보도 서슴없이 공개하며 그것이 마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신성인 하는 모습으로 둔갑시킨다. 그러나 알고 보면 아니다. 개인적 감정으로 분풀이를 하니까 문제다.

    뭔가 섭섭한 게 있기 때문이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고 자신의 비리를 덮어주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복수를 하자는 게 배신의 동기다. FTA와 관련해서 연일 비판논리를 펴며 언론의 각광을 받는 정태인이란 전 청와대 경제비서관은 자신은 당당할지 몰라도 평가는 망가진 인생이다. 심한 말로 양아치라고 한다. 얼마나 참담한 노릇인가.

    다른 건 몰라도 조폭들의 의리만큼은 정치판도 배워라. 정당성은 차치하고 장세동이 인기를 끈 이유는 오직 하나 전두환의 대한 의리 때문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정치판은 동지가 없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원수로 나타난다. 공천비리가 들통이 나는 것도 거의가 배신 때문이다. 간이라도 꺼내 줄듯 달라붙다가도 손해다 느끼는 순간 안면몰수다.

    고위공직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문득 아득한 거리를 느낀다. 저들의 가슴속에 나라가 있는가. 국민이 있는가. 참여정부가 끝난 후 자신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 무슨 묘책은 없는가. 그런 생각뿐인 것 같다. 왜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가. 지금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슬프다. 이것도 자신이 망가지는 증세는 아닌가.

    5.31지방 선거가 끝난 후 이 땅 곳곳에 딩구르고 있을 망가진 정치꾼들의 시체들. 이들도 출발은 찬란했을 것이다. 포부도 당당했을 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이 한 몸 아낌없이 바친다. 바로 이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끝났다. 이제 그들은 정치꾼으로 타락한 채 인생의 종을 친 것이다. 그러나 절망하지 말라. 신은 결코 필요 없는 것을 창조하지 않는다. 쓰러진 정치꾼들을 보며 사람들은 인생을 저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것이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꾼들의 마지막 봉사다.


    2006년 4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