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장 오종렬, 이하 전국연합)이 경기도 마석모란공원에 만든 북한문제 전문가 고 김남식씨의 묘비를 두고 좌우 진영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국연합은 작년 1월에 사망한 김씨의 묘비에 '통일애국지사'라는 글귀를 새겨 놓았다. 

    자유넷, 나라사랑어머니연합,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우국충정단, 자유개척청년단등 우익단체들은 11일 전국연합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의장 이규재, 이하 범민련)가 입주한 서울 동작동 금성빌딩 앞에서 김씨의 묘비에 '통일애국지사'라고 쓴 것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활빈단은 오는 15일 우파단체 회원들과 함께 김씨의 묘비를 철거할 계획이다.

    우익진영의 이런 성토에 전국연합과 범민련의 반발도 거세게 이어졌다. 범민련은 12일 ‘또다시 벌어진 친미극우 세력의 난동을 준열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내고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비난을 가했다.

    범민련은 이 성명에서 “이번 친미 극우단체들의 폭거는 지난해 12월에 있던 비전향 장기수 선생들의 묘소를 파손한지 얼마 안되는 시점에서 일어난 것으로서 남측 내 극우세력들의 폭거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지경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케 했다”며 “친미 극우 세력은 박정희 독재 정권의 대를 이은 냉전시대의 사생아”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날의 망동은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두려워하는 얼마 남지 않은 극우세력의 최후의 발악”이라며 “저들의 목적은 나라와 민족이 아니라 한나라당을 비롯한 박정희 유신 독재의 부활을 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민련은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암덩어리는 제때에 제거해야 한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친미극우세력의 뿌리를 하루빨리 뽑아내자”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범민련의 이번 성명에 대해 발끈한 우익진영은 13일 전국연합 사무실을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활빈단 홍정식 대표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는데 한번 몽둥이를 가져다 줘 볼 생각”이라며 “그쪽과 우리쪽에서 한번씩 몽둥이로 때려보는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무슨 이유에서 맞아야 하는지 항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오는 15일 김남식 묘비를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남식은 어떤 인물?

    1925년생. 2005년 1월 7일, 80세를 일기로 사망. 

    김남식씨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발언 등을 소위‘원전(原典)을 직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친북 이론을 전파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일제 말기에 민족해방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해방 이후에는 남조선로동당(이하 남로당) 활동을 하다 월북한 인물이다. 

    1960년대 중반 간첩 교육을 받고 남파됐다가 검거된 후 전향했다. 저서로는 ‘북한총감’(1968), ‘실록 남로당’(1974), ‘남로당연구자료집’(1974), ‘21세기 우리 민족 이야기’(2005) 등이 있다

    그는 ‘21세기 우리 민족 이야기’의 ‘북한의 사회주의론’이라는 글에서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사회주의를 공상적 사회주의, 유물사관적 사회주의, 주체사관적 사회주의, 과학적 사회주의로 나눈 뒤 “주체사관적 사회주의는 사람 위주의 사회주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사람을 귀중히 여기고 사람의 본성적 요구, 즉 사회정치적 생명인 자주성을 가장 훌륭히 구현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또 2004년 12월 좌익 성향의 ‘통일뉴스’에 기고한 ‘선군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선군정치란) 김일성 주석의 선군혁명영도를 오늘의 시대적 요구에 따라 새롭게 계승, 창조시킨 정치방식”이라며 “세계정치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독창적인 정치방식”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