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라리 서울시청에 ‘人共旗(인공기)’를 걸어라  
      
     지금 한국은 6·25 전쟁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져 있다.
    崔應杓
     
     서울을 김정일 세력에게 빼앗기던 10월26일 아침(미주 동부시간), 붉게 물들며 저물어가는 서울 하늘을 그려보며 베르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틀었다. 눈앞에 놓인 커피 잔에서 풍기는 커피향이 이날따라 왜 이렇게 메스껍고 맛 또한 씁쓰레 한지 모르겠다.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바벨론의 포로가 된 히브리 백성들이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조국 이스라엘을 그리며 부르는 노래로서, 히브리 민족의 애환과 애국심을 표현한 곡이라고 한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하며 감동을 준 일종의 이태리 ‘국민찬가’로도 알려져 있다.
     
     허드슨 강 언덕을 앞에 두고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듣는 내 심정도 그 때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 같은 것인가. 정말 착잡하고 우울하다.
     
     이렇게 우울하고 울고 싶은 날, 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생각났을까. 10월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일반 선거처럼, 어느 후보, 어느 정당이 이기고 지는 그런 단순한 선거였다면 당연히 勝者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10월26일 선거는 서울시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 수도 서울을 놓고 대한민국 세력과 김정일 세력이 벌인 일대 戰爭형 선거였다. 그 격전에서 대한민국 세력이 진 것이다. 다시 말해 서울(대한민국)을 저들, 김정일 세력에게 빼앗긴 치욕의 날이다. 6·25전쟁으로 김일성과 모택동에 짓밟혔던 데 이어 세 번째의 굴욕이다.
     
     “거짓말도 백 번 되풀이 하면 진실이 된다”는 김정일주의(레닌주의) 추종자들이 점령한 서울, 붉은 점령군 완장차고 서울을 요리할 저들은 과연 어떤 요리로 서울시민(국민)의 입맛을 돋우어줄지 지켜볼 일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김정일 세력에게 진 負債(선거 및 정치적 빚)를 박원순 시장이 어떤 형태로 갚느냐에 따라 서울시는 물론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따라서 2012년의 총선, 대선의 향배도 전적으로 그들의 손에 요리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박원순의 債權者(채권자)는 선거대책위원장만 해도 22명, 모두가 광우병 촛불난동세력, 맥아더 동상 철거주동자,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투쟁세력, 용산철거민 화염병 난동세력,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세력, 국가보안법 철폐주장세력, 6·15, 10·4선언 실천 주장자들, 그리고 미군 완전철수와 한미연합사 해체를 극력 주장하는 反대한민국 세력들이다. 그 외에 한상렬, 강정구, 오종렬 등, 진골 김정일주의자들이 박원순의 적극 협력자들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선거의 최대 受惠者(수혜자)는 김정일이다. 그렇다면 “남한을 점령하러 갈 때, 서울을 방문 하겠다”고 호언하던 김정일의 念願 절반은 이루어진 것인가.
     
     ‘열린 사화와 그 적들’의 저자, 칼 포퍼는 “……만약 국가가 건강하고, 강하고, 통합되어 있다면, 그 국가는 정의롭다”고 했다. 지금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건강하지도, 강하지도, 통합되어 있지도 않다. 거기에 넘치는 富를 가지고도 먹고 사는 문제가 시대의 화두가 돼 있다. 정의로운 사회와는 멀어도 한참 먼 이상한 나라가 돼 버린 상태다.
     
     “백성들이 먹고 살지 못하면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린다.”(恒産者는 恒心이요 無恒産者는 無恒心이다) 바로 맹자의 말씀이다.
     
     고된 살림과 예측 불가능한 미래의 염려로 마음의 평화를 잃어버린 2030세대와 넥타이부대, 그리고 하이힐 부대가 이번 선거의 판세를 결정지었다면, 전적으로 이명박과 집권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無理念과 지나친 금배지 욕심 탓이다. 2012년을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박원순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일성, 김정일 만세를 외치는 것도 자유고, 공산당도 허용돼야 한다는 사상을 가진 진골 從北主義者다. 그렇다면 앞으로 서울행정이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너무나 선명하게 밝혀졌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어느 시대, 어느 국가에나 조국에 상처를 주고 적을 이롭게 하는 반역기질에 찌든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지식인, 그리고 비평가와 사회운동가는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고약하다 못해 망국적이다. 박원순처럼 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선거를, 상식과 원칙이 이긴 선거며, 시민이 권력을 이긴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네거티브가 판친 더러운 선거였다고도 했다. 과연 그런가.
     
     박원순의 상식과 원칙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정의와 공정의 깃발을 들고 앞에서는 기업을 협박하고 뒤로는 금품을 뜯어내는 조폭 같은 행위가 어떻게 상식이 될 수 있는지 박 원순류의 사회운동가만이 알 일이다.
     
     돈을 만들기 위해 돈 있는 자에게 빌붙고, 돈 안주면 ‘나쁜 놈’ 만드는 시정잡배 같은 행위가 어떻게 사회운동가의 원칙이 될 수 있는가. 그런 파렴치한 행동은 떨어진 구두에 고급 브랜드 양말 신고 서민행세 하는 박원순 같은 사람만의 상식이고 원칙일 뿐이다.
     
     그리고 시민이 권력을 이겼다고 했는데, 일개 시민운동가가 1000억에 가까운 돈을 긁어모은 그 권력은 어디서 나왔고, 어떤 권력인가. 그것이 박원순의 상식이고 원칙이라면 그를 시장으로 뽑은 서울시민, 아니 대한민국이 너무 안쓰럽고 고단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허가 없이 어떤 단체, 누구나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365일, 서울광장은 난동촛불로 몸살을 앓게 되고, 정체불명의 한반도기를 들고 평양으로 가자는 구호로 서울시민은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될 것이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정일 만세 부르는 것도 허용하고, 공산당도 허용할 박원순의 서울은 앞으로 공식행사에 애국가와 태극기가 사라지고, ‘임을 위한 행진곡’과 한반도기가 등장해 ‘해방구 서울’이 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자기가 서울시장이 됐기 때문에 서울이 변하고 대한민국이 변할 거라고도 했다. 물론 변해야 한다. 그러나 박원순 식으로 변한다면 서울뿐 아니라 나라가 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조국 대한민국 보다 敵國인 북한 쪽에 더 가까운 그의 안보관과 종북 이념(사상)이 서울을 종북 좌편향으로 끌고 가리라는 것은 그의 말대로 너무나 상식적인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졌다고 한숨과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 지금 한국은 종북좌파라는 호랑이에게 물려 평양으로 끌려갈지도 모르는 6·25 전쟁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져 있다.
     
     그러나 검증을 네거티브라고 사기 치는 저들의 전형적인 공산당식 전술에 졌다고 절망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직도 진짜 검증을 통해 저들을 심판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최후의 勝者는 언제나 진실 편에 있는 것 아닌가. 그것이 하늘의 뜻이니까.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새롭게 태어나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 스펜서 존슨이 “과거에 치즈를 찾는 데에 성공적이었다고 해서 현재에도 같은 지도를 사용한다면, 미래에는 새 치즈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처럼, 과거의 틀에 억매인 채 변화를 거부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과감하게 금배지를 버릴 각오로 임한다면 못할 일도 아니다.
     
     변해야 산다. 과감하게 한나라당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새 치즈를 찾기 위해 새 지도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대통령도 변하고, 기업과 사회지도층 모두가 변해야 산다. 박원순 같은 사이비 사회운동가가 자라 서울시장이 된 데는 기업윤리의 실종이 큰 원인이다.
     
     우리 사회 지도층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즈’ 정신이 없다. 지식인, 기업인, 종교인, 정치인, 사회지도층 전부가 썩었는데 나라가 어떻게 건재할 수 있겠는가. 어둠의 세력과 공산 바이러스는 언제나 썩고 음침하고 냄새나는 곳에 서식하는 DNA를 가진 종자들이다.
     
     이제 그 어둠의 세력을 쓰러내기 위해 새롭고 밝은 길을 열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썩고 냄새나는 과거의 틀을 과감히 버리는 날, 2012년의 대한민국은 다시 진정한 자유민주 국가로 우뚝 설 것이다.
     
     그래서 박원순 같은 거짓 사회운동가가 설 자리를 잃게 되는 날, 마이클 샌들이 말하는 정의가 살아나고 공정하고 갈등이 없는 진정한 민주 사회가 열릴 것이다. 그리고 서울시청에 ‘인공기’를 걸겠다는 망상은 그 때 산산 조각나 없어질 것이다. 

     崔應杓(최응표) 한미자유수호운동본부 상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