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여러분, 吳 시장을 살립시다. 나라를 살립시다."  
      
    吳 시장을 버려놓고 놀고 있는 대통령과 한나라당.

    김동길    
     
     내일은 서울 시민들이 투표로서 각자의 의사 표시를 분명하게 해야 하는 운명의 날로 다가옵니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점심을 부모의 경제적 능력을 가리지 말고 몽땅 그저 먹여야 한다는 ‘용감하고도 무모한’ 주장을 펴는 사람들이 서울시의회와 교육청을 독점하다시피 한 이 마당에 서울시의 살림을 맡은 오세훈 시장이 “예산에도 없는 그 큰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습니까. 무상급식을 점진적으로 합시다. 누울 자리를 보면서 다리를 뻗어야죠.”라고 했습니다. 
      
     내년에 있을 총선‧대선을 의식하고 무슨 짓을 해서라도 유권자의 환심을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이 ‘악다구니들’이 가만있습니까. 식칼을 들고 오 시장의 목을 딸 듯 덤벼드니 그의 비명소리가 내 귀에도 들립니다. - “시민 여러분, 날 좀 살려줘요.” 그래서 내일 주민투표로 시민들의 의사를 물어보게 된 것입니다. 
      
     여론조사기관에 맡겨서 해도 될 일을 왜 이렇게 크게 벌려놓고 시장은 이 고생을 합니까. 이것이 어디 시장의 자리를 걸고 할 만한 대한민국의 중대지사입니까. 저 사람들이 그렇게 몰고 가는 겁니다. 야당의 입장이란 으레 그런 것이니까 납득이 가지만 오 시장을 서울 시장으로 내세운 여당인 한나라당은 뭘 하는 겁니까. 고군분투하는 오 시장을 팔짱 끼고 수수방관합니까. 될 대로 되라는 겁니까. 자기들이 내세운 인물 한 사람이 도살당할 위기에 직면했는데 그저 보고만 있다니, 말이 안 됩니다. 그렇다면 내년 선거는 치룰 가치도 없습니다. 제 구실도 못하는 한나라당의 승리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더 한심하게 여겨지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어딜 가서 뭘 하고 있는 겁니까. 오 시장은 죽어도 ‘오무관’입니까. 민주당 사람이 새로 시장이 되어도 좋다는 겁니까. “나만 대통령 임기를 탈 없이 끝내면 그만이지, 18대 대통령이 민주당에서 나오면 어때.” - 그런 겁니까. 너무 하십니다. 여당이 내세운 시장이 저렇게 당하는데도 그를 돕는 말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이 나라의 대통령을 우리더러 믿고 살라는 것은 지나치게 무리한 당부인 것 같습니다. 
      
     시민 여러분, 오세훈 시장을 살립니다. 나라를 살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