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을 잃은 대한민국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시인 이상화는, 나라 잃은 슬픔을 이렇게 읊었습니다. 그의 꿈은 나라를 되찾는 바로 그 꿈이었습니다. 시인 영랑은 “모란이 피기까지는” 그의 봄을 기다리겠다며 일제하의 아픔을 참았습니다. 그의 꿈도, “그 날이 오면”하며 심훈이 애타게 그리던 그 꿈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월남 이상재의 꿈도 도산 안창호의 꿈도 다 같은 그 꿈이었습니다.

    남강 이승훈은 나라 사랑의 그 꿈 때문에 평북 정주 산골에 오산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바보새 함석헌은 그 학교에 가서 그의 청춘을 불태웠습니다. 이윤재‧최현배는 ‘나라사랑‧한글사랑’의 그 꿈 때문에 일경에 의해 홍원으로, 함흥으로 노예처럼 끌려 다니다 마침내 한뫼 이윤재는 거기서 옥사하였습니다.

    인민군의 남침으로 비롯된 6‧25 동란의 와중에서 우남 이승만은 과감하게 일어나,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그의 꿈을 마침내 이루었으며, 비록 헌정질서를 짓밟고 총‧칼로 정권을 장악했지만 육군소장 박정희는 풀뿌리‧나무껍질로 보리 고개를 넘어 겨우 연명하던 이 백성이 굶지는 않게 만들겠다는 그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에 꿈이 있는 지도자가 어디 있습니까. 대통령에게 꿈이 없으니 전 국민에게 꿈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돈 밖에 모르는, 출세 밖에 모르는 꿈 없는 지도층이 오늘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습니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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