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6천만원 상당..연평도 포격 후 첫 대북 지원
  • 경기도와 인천광역시가 23일 오전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한에 말라리아 방역 물품을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첫 대북 지원이다.

    이번 대북 방역물자 동시 지원은 지난 1월부터 경기도와 인천시가 긴밀히 협의해 왔던 사항으로, 경기도에 이어 인천시가 이달 9일 반출승인을 받으면서 최종 결정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말라리아에 감연된 북한 모기가 증가하면서 경기 북부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일부 약제 내성 사례도 발견되고 있어 말라리아 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원 경위를 밝혔다.

  • ▲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말라리아 방역물자를 실은 화물차가 통일대교를 통과하고 있다.ⓒ연합뉴스
    ▲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말라리아 방역물자를 실은 화물차가 통일대교를 통과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대북 지원 물품은 모기 유충 구제 약품과 모기향 등 1억6천200만원 상당의 말라리아 방역 물자로, 북한 개성과 황해도 지역에 전달될 예정이다.

    두 지자체는 이날 오전 9시30분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말라리아 방역 물품을 25t 트럭 3대에 나눠 실어 북한으로 보냈다.

    방역 물품 전달에는 말라리아 전문가인 가천의과대학 박대원 교수와 우리민족서로돕기 관계자 등 4명이 동행했다.

    이번에 전달한 물품은 1차분으로 경기도는 방역 물품 지원비를 지난해 3억3천400만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늘려 앞으로 말라리아 진단장비와 방충망, 임신부 예방약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또 북한 영유아 영양 개선을 위해 9억5천만원의 예산을 세워 이달말 1차로 황해도 지역에 분유와 두유, 영양식 등도 지원한다.

    이날 오전 7시40분 임진각에서 가진 말라리아 방역 물품 수송식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말라리아 매개충인 모기에는 국경이 없다"며 "북한 주민의 건강 뿐만 아니라 경기북부지역이 헌혈 금지지역으로 돼 있는 만큼 우리 국민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올해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고 밝혔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에 맞춰 한나라당과 민주당 단체장이 함께 뜻 깊은 일을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연평도 포격사건과 별개로 이번 지원이 남북대화 재개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ㆍ인천지역에는 2008년까지 감소하던 말라리아 환자 수가 2009년부터 다시 늘어나는 등 증가세로 돌아서게 되자 통일부 승인을 받아 북한에 말라리아 방역물품을 전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