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12~16지구 조사..무기류ㆍ인골ㆍ화장실도

  • 임진왜란 이전 16세기 조선시대 쌀가마니가 서울 도심 한복판인 종로에서 발굴됐다.

    쌀가마니 외에도 각종 무기류와 청동 제기(祭器)류, 옷감류, 암매장된 사체의 것으로 보이는 인골, 그리고 화장실로 추정되는 곳도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울문화재연구원(원장 김홍식)은 이전 서울호텔 자리와 그 주변 지역 재개발 예정인 청진12~16지구를 발굴조사한 결과 약 500년 전 임진왜란 이전 시대 문화층 건물터에서 탄화된 쌀이 그득 담긴 쌀가마니를 찾아냈다고 3일 말했다.

    김홍식 원장은 "가마니에 담긴 곡물은 정확한 분석을 기다려야겠지만 육안으로는 쌀임이 거의 확실한 듯하다"면서 "식량으로 저장하다가 전쟁이나 화재 같은 비상사태를 만나 그대로 현장에 남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조선시대 쌀가마니가 발견되기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또 쌀가마니가 발견된 인접 지점 같은 문화층에서는 포목으로 생각된 직물과 무기류가 다량으로 발견됐다. 무기류는 옛 서울시청 자리 등에서 최근 더러 출토됐지만 이번에 발견된 무기는 십수 점에 달한다.

    인골과 화장실로 생각되는 흔적도 발견됐다.

    김 원장은 "인골은 소설 같은 얘기가 되겠지만, 조선시대 당시 인근에 의정부가 있었으므로, 고문을 받다가 죽어 그 시신을 암매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화장실로 추정된 유적은 장독을 이용한 것으로, 여기서 출토된 시료를 외부에 의뢰한 결과 다량의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조사단은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