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문화부, "현장조사 후 종합판단" 기자회견“구멍-긁힌 자국은 불가피한 상황 탓...발견돼 다행”
  • 4대강 살리기 낙동강 구간 낙단보 통합관리센터 건립예정부지에서 발견된 고려 마애삼존불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과 관련 일부 언론에서 마애불을 공사 주체가 훼손시킨것 처럼 보도하는 가운데, 불교계에서 낙동강 마애불 훼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마애불은 정부의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경북 의성군 낙동강변에서 발견된 것으로 지난 14일 문화재청도 “낙동강 32공구 공사 구간 관리센터 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마애불이 땅속에서 발견됐다”고 공식 밝혔었다.

  • 가로 550㎝, 세로 350㎝ 정도 크기의 화강암 벽면에 새겨진 마애보살좌상은 높이 220㎝, 너비 157㎝, 얼굴 길이 32㎝, 어깨너비 72㎝, 무릎 너비 110㎝, 대좌 너비와 높이 157㎝×57㎝ 규모다.

    머리에는 산들이 중첩된 모양의 ‘삼산형’ 보관을 쓰고 있고, 눈과 입술이 도드라지게 표현됐다.
    문화재청은 “연약하게 처리한 팔과 옷의 형식, 그리고 평면적이면서도 도식적인 연화대좌(부처가 앉는 연꽃 모양의 대좌)가 고려 전기의 불상 양식의 일면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었다.

    그러나 이 마애불이 새겨진 돌에 공사과정에서 난 구멍이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매체에서 고의훼손 주장이 나왔고, 일부 불교계 인사도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사전에 문화재조사를 제대로 했다면 고려불상이 대형 드릴로 인해 천공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고 “이는 국책사업에 의한 종교탄압과 성보의 훼손임이 분명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4대강 추진본부는 “비탈진 토사를 깎아내기 전 바위크기를 확인을 위해 암벽 확인용 구멍을 뚫은 뒤 토사를 걷어내던 중 암벽에 새겨진 불상을 발견한 것으로 고의로 훼손시킨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 이같은 논란에 대하여 불교계에서도 공식적으로 ‘고의훼손’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총무원은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감지를 못한점은 유감”이라면서도 “발견은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구멍이나 긁힌 자국 등은 불가피한 상황이고 현장에서도 보존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불교계는 문화재청 발표에 앞서 12일 조계종 문화부장 묘청스님을 비롯 임영애 경주대 교수, 심주완 문화재팀장 등이 낙단보 현장 조사를 했었다.
    이 결과 △현재 통합관리센터 건립공사는 전면중단 됐고 문화재발굴구간으로 표시 후 통제하고 있고 △비탈진 토사를 깎아내기 전 바위의 크기 확인을 위해 암벽 확인용 구멍을 뚫은 뒤 토사를 걷어내던 중 암벽에 새겨진 불상을 발견했다는 점 등을 들어 고의훼손이 아닌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교계에 따르면 마애미륵보살좌상은 땅 속에서 적어도 100년 이상 묻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계는 또 마애불에 구멍난 것을 안타까와하면서도 40년전 도로 공사 등 여러차례 대규모 공사에도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 그나마 다행인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