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교사들에 술판으로 한국 문화 소개?

경기교육청, 술판 벌이는 원어민 교사 오리엔테이션 알려져 논란
잘못된 정책 펴는 교육청, 원어민 교사에 굽실대는 학교에 한국인 강사 불만 폭발 직전

전경웅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0.09.15 1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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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통일·외교부장입니다. 통일부,외교부,북한,국제 분야를 담당합니다.

    저의 주된 관심은 '국익보호'입니다. 국익보호와 관련된 이슈는 국제관계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국내의 어두운 세력들이 더 큰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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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으로 한국 문화 소개하는 GEPIK 오리엔테이션

경기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의 원어민 보조교사 적응 프로그램 관리에 빈틈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교육청이 주관하는 ‘경기도 원어민 영어교사 초청 프로그램(Gyeonggi English Program In Korea. 이하 GEPIK)’에 참여한 원어민 교사들에 따르면 GEPIK 오리엔테이션마다 예정에 없던 술판이 벌어지고, 영어 학습과는 관계가 없는 오리엔테이션 과정으로 인해 한국에서 ‘교사’를 꿈꾸던 이들 중 실망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복수(複數)의 원어민 교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기교육청의 GEPIK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면 별 다른 내용도 없는 강의를 듣다 마지막에는 파티로 이어져 새벽까지 소주와 막걸리 등을 마신다고 한다. 작년까지 경기 양주시의 D중학교에서 근무했던 원어민 교사는 “새벽 4시까지 술을 먹어 괴로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오리엔테이션 과정에 원어민 교사들은 페이스북 등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을 통해 “나를 죽이려는 거 같았다”거나 “대학 시절이 기억난다”며 GEPIK 오리엔테이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기교육청은 취재 전까지도 GEPIK 오리엔테이션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GEPIK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그런 일은 금시초문”이라며 “지금까지의 원어민 보조교사 오리엔테이션 과정에 술을 먹거나 하는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GEPIK 오리엔테이션은 채용된 원어민 보조교사들이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하고, 교수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에 입국한 지 1달 정도 지나면 그들의 적응과 교수방법 향상을 위해 2박3일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한국에 온 지 1년 가량 되면 교수방법에 대한 심화연수를 실시한다”며 당황해 했다.

해당 관계자는 “저희도 진상을 파악하겠다. 만약 연수원에서 그런 일(술판)이 벌어졌다면 당장 시정조치를 하고,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원어민 보조 교사 상전으로 모시는 학교 현장

그런데 원어민 보조교사에 얽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내 학교들에서는 원어민 보조교사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영어전담강사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영어전담강사는 기간제 계약직 교사지만 교사자격증을 소지해야 하며, 교육공무원임용자격을 충족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영어에 능통한 사람들을 뽑는다. 이들의 주 업무는 ‘원어민 보조교사 보조 및 지원업무’다. 연봉 수준은 대략 2,400~2,600만 원 가량. 최근 취업난 탓에 TESOL 자격을 갖고 있거나 해외유학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영어전담강사로 다수 일하고 있다. 반면 원어민 보조교사들은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4년제 학교를 졸업하기만 하면 지원 자격을 얻는다. 급여는 교사 자격증이 있는 경우 월 250만 원 이상이지만 보통 월 220~250만 원 가량을 받는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대우는 영어전담강사가 나은 듯 보이지만 현장에서 영어전담강사들이 겪는 원어민 보조교사 자질 문제, 학교의 차별대우 등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경기 안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영어전담강사로 근무 중인 황 某 씨(28, 여)는 “원어민 보조교사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때문에 미치기 직전”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나만 그런 게 아니다”며, 원어민 보조교사들의 문제점을 지적한 교육 커뮤니티 ‘○○스쿨’에 실린 글들을 보여줬다. ‘○○스쿨’은 주로 젊은 교사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해외어학연수 경험이 많고 영어실력이 우수한 요즘 젊은 교사들의 눈에 원어민 보조교사의 영어실력은 수준 이하라는 주장이 많이 올라 있었다.

‘Spicy’와 같은 쉬운 단어 철자도 틀리는가 하면, 1시간 수업을 A4 용지 한 장 준비해 와서는 대충 때우기도 하고, 수업마다 영화만 보여주거나 퍼즐 맞추기, 쓰기 숙제만 내주면서 영어전담강사들을 몸종 부리듯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불만들이 많았다. 어떤 강사는 미국에서 어렵사리 학교를 졸업한 교포가 선뜻 원어민 보조교사가 되어 쉽게 돈을 버는 것에 울화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영어전담강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무엇보다도 학교 정교사로 재직 중인 영어교사들과 교장, 교감의 태도. 학교 교사들은 영어전담강사들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반면 원어민 보조교사들에게는 굽실대며 극진히 대접한다는 것이다. 영어전담강사가 더 많이 가르쳐도 교사들은 원어민 보조교사에게만 감사의 표시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교사들은 영어전담강사들에게는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면서도 원어민 교사들과는 어떻게든 친해보려고 휴가까지 주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하기도 한다고.

이 같은 학교 교사들의 태도에 많은 영어전담강사들이 “사대주의에 찌들었다” “못 참겠다”며 불만을 터뜨린다. 게다가 원어민 보조교사들은 명목상으로는 월 220~250만 원을 받지만 숙식까지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월급은 영어전담강사들보다 월 100만 원 가량 더 많이 받는다는 것도 이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GEPIK  오리엔테이션의 음주 문제와 원어민 교사에 굽실대는 일선 학교의 태도가 알려지면서 영어교육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는 "저질 외국인 강사 문제는 단순히 외국인 강사의 마인드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반에 퍼진 사대주의 근성도 중요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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