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무부는 25일 북미 양자대화를 촉구하는 북한의 방북 초청 의사에도 불구,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현재로서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하지만 6자대화의 틀안에서 북미 양자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겠다고 `동의'(agree)하면 북미 양자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북한의 정치적 약속을 양자대화의 전제로 제시했다.

    이언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측 초청으로 내달중 보즈워스 특별대표 일행이 방북할 것이라는 보도와 관련, "보즈워스 특별대표든, 성 김 6자회담 대표든 현재로서는 북한에 갈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켈리 대변인은 "북한과의 대화는 환영하지만 (북미양자대화는) 오로지 다자대화의 틀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우리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6자회담 참가국들과 협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켈리 대변인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양자대화를 갖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의사 표명을 북미 양자대화의 전제로 제시했다. 켈리 대변인의 이런 발언은 "6자회담 틀내에서만 양자회담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 비해 북미 양자대화의 조건이 완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정치적 약속을 하면 6자회담 재개전이라도 북한과 양자대화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켈리 대변인은 이와 관련, "필립 골드버그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의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아시아 방문에 이어 여름이 끝나는 머지않은 시기에 다른 미국 당국자가 아시아 지역을 재차 방문할 것이며, 보즈워스 대표가 방문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간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보즈워스 대표가 아시아 지역을 방문하기를 희망한다는 켈리 대변인의 발언은 그때까지 북한이 북미 양자대화의 전제를 충족시키는 정치적 약속을 할 경우 6자회담 관련국과의 협의를 거쳐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방북 초청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 켈리 대변인은 "언론보도를 통해 북한이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성 김 대표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봤다"며 가타부타 확인을 거부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과 여러 대화 채널을 갖고 있다. 그것을 북한의 초청장 발급이라고 성격을 부여하고 싶지 않지만,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며 북한측으로부터 보즈워스 대표 일행이 방북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음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