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납세자료' 등 상대방 약점 '집중공격'…"누가 더 잘 했나"도 논란
  • 전세계 1억 명에 다다르는 시청자들이 지켜본 美대선후보 간 1차 TV토론이 종료됐다. 예상대로 美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美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각종 현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지지율 높이기에 주력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트럼프, 힐러리.ⓒ美'CBS뉴스' 중계영상 캡쳐
    ▲ 전세계 1억 명에 다다르는 시청자들이 지켜본 美대선후보 간 1차 TV토론이 종료됐다. 예상대로 美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와 美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은 각종 현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면서 지지율 높이기에 주력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트럼프, 힐러리.ⓒ美'CBS뉴스' 중계영상 캡쳐

    美민주-공화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첫 TV토론에서 무역, 안보, 세금, 경제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번 1차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자신만의 색깔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1억 명에 다다르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와 힐러리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州 헴스테드의 호프스트라大에서 1차 TV토론을 가졌다. 사회는 美'NBC 뉴스' 앵커인 레스터 홀트가 맡았다.

    홀트는 두 후보에게 제일 먼저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살리기'와 관련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트럼프와 힐러리는 각각 '보호무역주의'와 '공정무역'을 내세우며 대치했다.

    트럼프는 "우리 일자리를 다른 나라에 의해 도둑질 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타국으로 일자리가 빠져 나가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중국을 도와주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빌클린턴 전 대통령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힐러리의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을 지지했던 일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힐러리는 TPP 지적과 관련해서 "(당신의 말은) 정확하지 않다"면서 "당신이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힐러리는 "또 트럼프가 경제 공약으로 트리클 다운(낙수효과) 경제를 내세우고 있으나,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미국은 나머지 95%와 교역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세금 감면으로 미국 기업들이 되돌아 돌아오게 하겠다고 주장하자, 힐러리는 트럼프를 가리켜 '금수저'라고 공격했다.

    힐러리는 "트럼프는 비지니스를 시작할 때 아버지로부터 1,400만 달러(한화 약 155억 원)를 받은 행운아"라면서 "부유층을 도와주기만 하면 이런 상황 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은 두 후보는 '납세자료 공개'와 '이메일 공개'로 2차전에 들어섰다. 사회자가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과 트럼프의 납세보고서'와 관련된 질문을 꺼내자 힐러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힐러리는 "개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은 실수"라며 "앞으로는 다르게 행동하겠으며,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고의로 했던 것이며, 실수 이상이다"면서 "불법 서버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힐러리가) 3만 3,000건의 이메일을 공개하면 나도 납세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힐러리는 "40년 동안 모든 사람들이 납세정보를 공개했었다"면서 "왜(트럼프는) 납세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느냐"고 맞섰다.

    두 후보는 미국 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흑인 총격 사망 사건과 인종문제에서도 충돌했다. 트럼프와 힐러리는 총격 범죄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각각 '법과 질서 회복', '총기 규제 필요' 등을 해법으로 내놨다.

    힐러리는 "흑인에 대한 총격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찰과 흑인 사회의 신뢰 회복과 함께 총기소유법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시카고에서는 지난 1월 1일부터 지금까지 1,000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오바마가 취임한 후 4,000여 명이 총기사고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미국에는 법과 질서가 필요하다. 힐러리는 이를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흑인들과 히스패닉들은 현재 지옥에서 살고 있다. 왜냐하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힐러리는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에 "이런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효율적이었는지 분별해서 듣기에는 좋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 美'CNN'가 여론조사 기관인 'ORC'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 62%, 트럼프 27%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美정치매체 '더 힐'의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48%, 힐러리는 46%인 것으로 나타나 박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힐러리, 토론의 사회를 맡은 美'NBC 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 트럼프.ⓒ美'CBS뉴스' 중계영상 캡쳐
    ▲ 美'CNN'가 여론조사 기관인 'ORC'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 62%, 트럼프 27%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美정치매체 '더 힐'의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48%, 힐러리는 46%인 것으로 나타나 박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힐러리, 토론의 사회를 맡은 美'NBC 뉴스' 앵커 레스터 홀트, 트럼프.ⓒ美'CBS뉴스' 중계영상 캡쳐


    끝으로 두 후보는 '국가안보'를 주제로 격돌했다. 특히 동맹체재와 방위분담금 부분에서는 한국이 언급되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고 있는데 그들은 방위비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면서 "공정한 몫을 내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일본 등 동맹국을 방어할 수 없다"며 방위비 증액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에 힐러리는 "일본, 한국 같은 동맹국과 우리는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그것을 존중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켜 주고 싶다"면서 "이번 선거가 세계 많은 지도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는데, 우리의 (동맹국 방어) 약속이 유효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핵문제'도 언급했다.

    트럼프는 "핵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큰 위협"이라면서 "북핵 위협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트럼프는 반복해서 타국이 핵무기를 갖는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무신경한 태도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두 후보 중 이번 1차 TV토론을 누가 더 잘했는지를 묻는 현지 언론들의 여론조사는 각각 다른 양상을 보였다.

    美'CNN'이 여론조사 기관 'ORC'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차 TV토론 이후 지지율은 힐러리 62%, 트럼프 27%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美'CNN'은 힐러리가 트럼프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공격했다고 평했다.

    반면 美정치전문매체 '더 힐'의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48%, 힐러리 46%로 나타나 박빙으로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