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 “200억 달러 내고 혜택 100억 달러, 난민은 왜 떠넘기나” 불만 고조
  • ▲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Brexit)'는 영국과 EU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가 됐다. 중동 또한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타르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Brexit)'는 영국과 EU 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가 됐다. 중동 또한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타르 '알 자지라' 관련보도 화면캡쳐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미래를 판가름할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가 23일 오전 7시(현지시간)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23일 오후 3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다.

    투표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24일 저녁에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권자 4,650만 명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할지도 관건이고, 여론조사 결과는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英언론들은 여론 조사 결과를 토대로 24일 오전 3시(현지시간)가 되어서야 결과를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 출구조사도 없고, 여론조사 업체의 ‘예측 결과’ 정도만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도박을 좋아하는 영국 국민들은 ‘브렉시트’의 찬반을 놓고 이미 판돈 700억 원 이상을 걸어놓은 상태라고 한다.

    영국은 물론 EU, 전 세계가 ‘브렉시트’에 주목하는 것은 영국 국민투표가 1975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잔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이후 41년 만에 있는 일이라서가 아니다. 재정난과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EU의 미래가 달린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현재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의견은 다르다. EU 국가, 특히 독일과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한 나라는 ‘브렉시트’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 등은 ‘브렉시트’에 반대하지만 미국인 80%는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이중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英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오피니움’과 ‘TNS’의 온라인 여론 조사 결과 ‘브렉시트’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각각 45%와 43%로 반대한다는 응답 44%와 41%에 비해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20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서는 ‘브렉시트’ 찬성이 44%, 반대가 42%로 나타났고, ‘서베이션’ 조사에서는 ‘브렉시트’가 44%, 반대가 45%로 나타나,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다.

    ‘브렉시트’에 관한 시각은 영국인과 EU 회원국이나 국제기구, 국제금융기관의 시각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영국인 가운데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사람은 “EU에 내는 돈은 그렇게 많은데 왜 받는 혜택은 거의 없느냐”는 점을 첫 번째 문제로 삼는다. 이어 EU의 방침에 따른 난민 유입과 이들로 인한 단순 노동 일자리 잠식을 문제로 지적한다.

    英언론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현재 매년 200억 달러(한화 약 22조 원) 이상의 분담금을 EU에 낸다. 2014년 10월 기존의 분담금보다 20%가 늘어는 돈을 내게 된 이후 분담금이 계속 증가한 결과다. 반면 영국이 EU로부터 얻는 혜택은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영국인들의 불만이다.

    난민 유입 또한 문제다. 대규모 난민 유입 사태가 일어났던 2015년 독일과 프랑스 등이 주도해 EU 회원국들에게 난민을 받아들이라고 강제 배정을 하자 영국 정부는 마지못해 1만 명 이상을 받기로 했지만 국민들의 반발은 거셌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 외에 다른 문제도 있다. 영국 런던은 러시아, 중국, 동유럽, 중동 신흥재벌들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등에서 세탁한 비자금을 맡겨 운용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인도 재벌들이 영국 런던에 많이 몰리면서 런던 집값은 살인적인 수준에 이르게 된 점 또한 영국인들의 불만을 사는 부분 가운데 하나다.

    이처럼 ‘국제사회’로 포장된 EU 주도 국가와 국제기구의 요구, 그리고 자기 나라에서의 생활이 점점 더 팍팍해지는데 불만을 가진 영국인들 간의 표 대결은 그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