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제시 △지도자 △조직적 기반 놓고 더민주~국민의당 설전
  • ▲ 국민의당 문병호 정치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은 5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정당 성공의 3조건론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정책위의장의 견해를 적극 반박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국민의당 문병호 정치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은 5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정당 성공의 3조건론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정책위의장의 견해를 적극 반박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국민의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문병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정책위의장의 이른바 '과학적 3불가론'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앞서 3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감정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당은 과학적으로 볼 때 성공하기 어려운 당"이라며, 정당 성공의 3조건이라는 △비전 제시 △지도자 △조직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3불가론'을 설파했다.

    당시 이목희 의장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가리켜 "대선 후보로 봤을 때는 10%대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 지도자는 탈당하기 전에 대략 7~8%의 지지를 보였다"며 "과학적으로 실패까지는 아니지만, 성공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5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문병호 의원은 "이목희 의장이 지적한 세 가지 조건을 (국민의당은) 다 갖추고 있다"며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병호 의원은 "국민들은 양 진영이 갈려서 싸움만 하지 말고 민생을 챙기라고 말한다"며 "이러한 비전을 국민의당은 제시하고 있다"고, '비전 제시'를 충족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지도자는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안철수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고 일축했고, "호남이 야당의 중심 지역인데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지지를 받고 있으니 조직적 기반도 다 갖췄다"고 장담했다.

    오히려 더민주야말로 이목희 의장이 스스로 제시한 정당 성공의 3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문병호 의원은 "(더민주는) 변화를 거부한 당이고, 야권의 총선·대선 승리를 보여주지 못한 당"이라며 "국민의 요구와 비전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아울러 "지도자야 뭐, 문재인 대표가 있다면 여러 가지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단언하더니 "조직적 기반으로 보더라도 호남의 지지를 국민의당에 빼앗기면 더불어민주당은 설 자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당 성공의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가려본다는 3조건 논란에서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이 더민주 이목희 의장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둔 셈이다.

    당초 사무총장이 유력시되던 문병호 의원은 이날 발표된 당직 인선에서 정치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에 대해 문병호 의원은 "사무총장보다는 이슈메이커를 하고 싶었다"며 "기성 정치와 다른 새로운 정책을 내놓는데 앞장서려고 하기 때문에 혁신위 쪽에서 일하게 됐다"고 인선 배경을 스스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장으로 인선된 것에 대해서도 "아주 적임자를 잘 모셨다"며 "전윤철 원장은 별명이 '전핏대'"라고 소개했다.

    엄정하고 불의에 대해서 분노하는 인사이기 때문에, 국민의당 후보 선정에 있어서 엄격한 잣대로 철저한 검증을 통해 하자 있는 자를 걸러낼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윤철 전 원장은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가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에 영입하려 했을 때 단칼에 거절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 전윤철 전 원장이 '호남 물갈이'를 거론했던 천정배 대표의 구 국민회의와 연결돼 있었다는 점에서 당내 호남 의원들을 상대로 '공천 학살'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문병호 의원은 "국민의당에 소속된 호남 의원들도 당이 정한 절차와 기준에 따라 공천 심사를 받겠다고 지난 번에 성명서를 내고 기득권을 포기했다"며 "당이 정한 기준이나 절차에 따라서 공천이 진행되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당이 공천자격심사 등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돌입함에 있어서, 핵심적인 과제인 인재 영입과 관련해서는 정동영 전 열우당의장과 새누리당내 비박(非朴) 인사 등 모두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병호 의원은 "정동영 전 의장은 대통령 후보도 지냈고 정치적으로 비중이 큰 분이라 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는 부담스러웠다"면서도 "(이제는) 창당도 됐고, 어느 정도 국민의당이 안정돼가고 있기 때문에 정동영 전 의장을 모셔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동영 전 의장은 더민주보다 더 왼쪽에 있기 때문에 곤란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의당은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를 두루 포괄한다"며 "천정배 대표도 진보에 가깝고, 그 대신 안철수 대표는 중도에 가까운 등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울러 "새누리당도 공천 과정에서 친박(親朴)의 패권주의에 희생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합리적이고 좋은 분들이 희생되면 우리가 당연히 모셔서 같이 할 수 있다"고, 여권 인사 '이삭 줍기'도 병행해 당의 균형추를 계속해서 맞춰나가겠다는 뜻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