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기 2대 인공섬 부근 상공 비행…中지상관제소 교신 요구”
  • 2012년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의 B-52H 전략폭격기. 미군은 동아시아 동맹국을 지키기 위해 괌 지역에 전략폭격기를 배치해 놓고 있다. ⓒ괌 앤더슨 기지 홈페이지 공개사진.
    ▲ 2012년 괌 앤더슨 美공군기지의 B-52H 전략폭격기. 미군은 동아시아 동맹국을 지키기 위해 괌 지역에 전략폭격기를 배치해 놓고 있다. ⓒ괌 앤더슨 기지 홈페이지 공개사진.


    남중국해를 두고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이제는 하늘까지 넓어지는 모양새다. 美국방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군 전략폭격기가 남중국해의 국제공역에서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피터 쿡 美국방부 대변인은 “괌에 주둔 중인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최근 中공산당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했으며, 중국 지상관제소로부터 교신을 요구받았지만, 별다른 방해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빌 어번 美국방부 수석 대변인도 “B-52H 전략폭격기 2대가 지난 8일과 9일, 스프래트리 군도 주변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밝혔다.

    빌 어번 수석 대변인은 “B-52H는 통상 임무를 수행 중이었으며 괌 기지로 무사히 귀환했다”면서 “당시 B-52H는 중국이 자신들의 영공이라 주장하는 인공섬 반경 12해리(약 23km) 이내로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21일부터 이틀 동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B-52H 전략 폭격기를 남중국해의 인공섬 주변으로 보내자 中공산당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B-52H 전략폭격기는 일반적인 전투기와 달리 W-61과 같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며, 일반적인 폭탄을 실을 때는 ‘융단폭격’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무기다.

    하지만 미국 측은 中공산당의 반응에 별 다른 관심이 없는 듯하다. 미국은 남중국해가 中공산당의 것이 아니며, 이에 따라 남중국해 공해 영공에서 자유롭게 운항하는 것은 미국의 권리라고 거듭 밝힌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中지상관제소가 자신들의 영공이 아님에도 교신을 요구하자 B –52H 조종사들이 이를 묵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나 B-1B 초음속 전략폭격기가 아닌 B-52H를 남중국해로 보낸 것이 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에게 "똑똑히 보라. 여기는 공해상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이번에 남중국해 상공에서 훈련을 한 B-52H 전략폭격기는 괌 기지에 주둔 중인 美공군 소속이다. 미군은 괌에 공군 외에도 해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괌의 해군 기지는 최신 연안전투함(LCS)이 주둔 중인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