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 한국인에 “지정병원서 메르스 검사 안 받냐”…온라인서는 80% “韓 해명해야”
  • ▲ 최근 중국 사회에서는 한국인을 '메르스 의심자'로 보는 분위기가 점차 퍼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메르스 환자'를 격리한 뒤 그를 치료할 간호사를 제비뽑기로 정하고 있다는 中언론 보도. ⓒ쿼츠닷컴 보도화면 캡쳐
    ▲ 최근 중국 사회에서는 한국인을 '메르스 의심자'로 보는 분위기가 점차 퍼지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메르스 환자'를 격리한 뒤 그를 치료할 간호사를 제비뽑기로 정하고 있다는 中언론 보도. ⓒ쿼츠닷컴 보도화면 캡쳐


    국내에서는 ‘메르스 공포’ 확산이 환자 증가세 감소와 함께 주춤한 모습이다.

    미국과 EU 등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도 “한국은 메르스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세계적인 ‘메르스 공포 확산’도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독 중국의 호들갑이 한국인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동아일보’ 등은 12일, 최근 중국 내에서 한국인을 ‘메르스 감염자’로 취급하는 행태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中베이징 차오양 지역의 한 40대 주부가 감기몸살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진료를 못 받을 뻔 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병원 접수직원이 “다른 지정 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접수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인 주부가 여권을 보여주며 “최근 한국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밝혀 진료를 겨우 받았다고 한다.

    한국국제학교는 지난 8일부터 한국에 다녀온 학생이 몸이 아프다고 보건담당 교사가 판단하면 일주일 동안 자율적으로 집에서 머물며 상태를 지켜보도록 조치했다고 한다.

    동아일보는 “중국에 유학을 간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름방학 때 한국 다녀오면 가을학기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돌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병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한국인을 ‘메르스 감염자’처럼 취급하는 행태가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데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홍콩 봉황위성TV의 인터넷판인 ‘봉황망’이 네티즌 10만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한 결과 응답자의 79.11%가 메르스 감염환자의 중국 방문 등이 “한국인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쳤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또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82.81%가 “관리감독에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며 한국 정부가 이번 일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한다.

    中공산당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 홍콩 봉황위성TV 인터넷판의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중국이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많은 중국인들이 ‘메르스’에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국과는 달리 미국, EU 등은 한국에서의 ‘메르스’ 확산에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EU는 “한국이 ‘메르스’ 확산을 조만간 이겨낼 것으로 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 여행에 대해서도 중국과는 달리 특별한 경보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한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을 한 것으로 본다”며 ‘메르스 확산 공포’가 근거 없는 것임을 재확인해주고 있다.

    미국, EU, 심지어 WHO 같은 국제기구들과는 달리 중국인들이 ‘메르스’를 놓고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인까지 ‘메르스 감염자’로 취급한다는 소식에 한국 내에서는 “이럴 때 진짜 우방국이 어디인지가 드러난다”며 중국인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