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팅 시위대 핵심 멤버, 구 통진당원이거나 심지어 선거까지 출마 기도
  •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 통진당 소속의 전 국회의원이었던 무소속 이상규 예비후보(사진 왼쪽)가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타운홀 미팅을 방해했었던 박철우 씨(오른쪽)가 함께 서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뉴데일리 사진DB
    ▲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구 통진당 소속의 전 국회의원이었던 무소속 이상규 예비후보(사진 왼쪽)가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타운홀 미팅을 방해했었던 박철우 씨(오른쪽)가 함께 서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뉴데일리 사진DB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지난 2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진행한 '타운홀 미팅, 청춘무대'를 피케팅과 고성으로 방해했던 시위대 중 일부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해산된 구 통진당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음은 물론, 심지어 이 중의 일부는 현재까지도 구 통진당 소속 전 국회의원 후보자의 유세 현장에 동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시위대 중 일부는 〈뉴데일리〉 취재진의 질문에 자신의 신분을 가급적 드러내지 않으려 했다. 시위대 중 대표자로 청춘무대에 들어가 김무성 대표에게 질문을 던진 임선재 씨(33·회사원)도 성명을 묻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머뭇거리며 대답을 한동안 회피하기도 했다.

  • ▲ 2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진행한 청춘무대를 방해한 피케팅 시위를 했던 박철우(사진 오른쪽)씨의 모습. 사진 가장 왼쪽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는 사람은 시위대 대표로 청춘무대에 들어갔던 임선재 씨다. 임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통진당원임을 밝혔으며, 박 씨는 통진당 소속으로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려 하고, 25일에도 구 통진당 소속 이상규 후보를 수행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임선재 씨 페이스북 캡쳐
    ▲ 23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진행한 청춘무대를 방해한 피케팅 시위를 했던 박철우(사진 오른쪽)씨의 모습. 사진 가장 왼쪽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는 사람은 시위대 대표로 청춘무대에 들어갔던 임선재 씨다. 임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통진당원임을 밝혔으며, 박 씨는 통진당 소속으로 구의원 선거에 출마하려 하고, 25일에도 구 통진당 소속 이상규 후보를 수행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임선재 씨 페이스북 캡쳐

    하지만 이들 시위대 중 일부는 구 통진당의 외곽 조직인 한국청년연대 소속으로, 구 통진당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결국 새누리당 행사 방해의 주도적 세력은 일반 시민이나 청년이 아니라, 구 통진당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세력이었던 셈이다. 이들이 자신의 정체를 극력 숨기려 했던 이유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이 구 통진당과 연관을 맺고 있는 것은 흘러간 과거의 옛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었다. 당시 피케팅과 규탄 시위에 적극 참여했던 박철우 씨가 25일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전 통진당 소속의 국회의원 이상규 예비후보를 따라다니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청춘무대 진행을 방해했던 박철우 씨가 25일 구 통진당 소속 이상규 후보가 지나가는 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동안 그 옆에 서 있다. ⓒ뉴데일리 사진DB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청춘무대 진행을 방해했던 박철우 씨가 25일 구 통진당 소속 이상규 후보가 지나가는 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동안 그 옆에 서 있다. ⓒ뉴데일리 사진DB


    이날 박철우 씨는 이상규 후보가 지나가는 유권자들에게 깍듯이 고개를 숙이는 동안 내내 뒤에 서있으면서 이 후보를 따라다녔다. 흡사 이상규 후보의 수행비서 역할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앞서 박철우 씨는 구 통진당원으로 밝혀진 청년 및 관악구 1인 가구 청년들과 함께 23일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서 진행된 '청춘무대' 장소 앞에서 행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고성을 지르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박철우 씨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구 통진당 소속으로 강동구의원 가선거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해 출마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 ▲ 박철우(사진 왼쪽으로부터 두 번째)씨가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통진당 소속으로 강동구의원 선거 가선거구에 출마를 시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씨는 전현욱 후보(박철우 씨 오른쪽)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해 선거에 구 통진당 후보로 실제로 출마하지는 못했다. ⓒ박철우씨 페이스북 캡쳐
    ▲ 박철우(사진 왼쪽으로부터 두 번째)씨가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통진당 소속으로 강동구의원 선거 가선거구에 출마를 시도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씨는 전현욱 후보(박철우 씨 오른쪽)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해 선거에 구 통진당 후보로 실제로 출마하지는 못했다. ⓒ박철우씨 페이스북 캡쳐

    박철우 씨 뿐만 아니라 '청춘무대'에 들어가 시위대 대표로 질문을 던진 임선재 씨도 구 통진당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 씨는 지난 2012년 9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누가 뭐래도 나는 '자랑스러운' 통합진보당 당원"이라는 글과 함께, 휘날리는 구 통진당 깃발이 담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스스로 '자랑스러운' 구 통진당 당원이라고 밝혔던 인사가 '청춘무대'에 시위대 대표로 들어갔던 셈이다. 이에 따라 23일 벌어졌던 '청춘무대' 규탄 시위의 순수성과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 임선재 씨가 지난 2012년 9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랑스러운 통합진보당 당원임을 천명하고 있다. ⓒ임선재 씨 페이스북 캡쳐
    ▲ 임선재 씨가 지난 2012년 9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랑스러운 통합진보당 당원임을 천명하고 있다. ⓒ임선재 씨 페이스북 캡쳐


    임선재 씨는 23일의 '청춘무대' 방해 행각도 모자라 25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문화비즈니스와 리더십 강연'이 열린 한양대에까지 따라가 시위를 이어갔다. 임 씨는 이날 시위에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시위를 예고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임 씨는 시위 예고글에서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 당원이라며 종북, 색깔론까지 덧씌우고 나섰다"며 "청년들이 현장에서 목청 터져라 외친 내용엔 관심도 없이 뒷조사나 하는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임 씨는 정작 제기된 의혹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임 씨가 올린 글의 댓글에서도 한 이용자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고 조언했지만, 임 씨는 이에 대해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 임선재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린 글. 임 씨는 이 글에서 새누리당이 자신들을 통진당원이라며 종북, 색깔론을 덧씌우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정작 그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명백히 밝히지 않았다. 한 사용자는 댓글을 통해 (새누리당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캡쳐
    ▲ 임선재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올린 글. 임 씨는 이 글에서 새누리당이 자신들을 통진당원이라며 종북, 색깔론을 덧씌우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정작 그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명백히 밝히지 않았다. 한 사용자는 댓글을 통해 (새누리당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캡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4일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해당 피케팅 시위대에 대해 "피케팅이 상당히 준비됐고 인쇄물을 복사한 것을 볼 때, 오래 전부터 계획된 방해세력인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의심이 적중한 셈이다.

    새누리당 안병도 수석부대변인도 같은 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무성 대표의 타운홀 미팅을 방해한 청년들 가운데 일부가 옛 통합진보당과 이념성향을 같이 하는 청년들이라는 정황과 증거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이날 피켓시위에 참여한 청년들 중 일부는 과거 각종 선거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했거나 선거운동원 및 당원으로 활동했다"고 지적했다.

    안병도 부대변인은 "관악을은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었던 이상규 후보가 재도전을 선언한 지역"이라며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라고 해서 피켓을 들고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하는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며,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은 인간의 기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