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反美), 자유민주주의 지키려는 대다수 국민 생각과 배치" 김상률은?
  •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공격당한 날 CNN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 ⓒ조선일보 DB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공격당한 날 CNN 인터넷 홈페이지 첫 화면. ⓒ조선일보 DB

       

    #. 지난 5일 오전  7시30분경.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충격적인 테러 사건이 벌어졌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회의>(이하 민화협) 주최 조찬 모임에 참석한 김기종(56)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25cm 길이의 흉기로 수차례 찌르며 살해를 시도한 것이다. 

    "국가적 망신"이란 비난이 빗발쳤다. 리퍼트 대사는 우리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을 대표하는 외교사절단(常駐外交使節團)의 수장으로,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 이름까지 지어준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로 꼽힌다.  

    종북(從北) 좌파(左派) 세력의 극악무도한 행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있지만, 주한 미국대사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테러 사건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충격이었다.

    한 마디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IS(이슬람국가) 같은 테러단체나 행하는 반문명적 형태와 다름 없는 사건이 깡통진보 야권인사의 손에 의해 일어났다. 

    테러범 김기종은 <극단적 반미주의자(反美主義者)>라는 분석이다.

    김기종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부터 시작하는 '키리졸브 독수리훈련'의 문제점은 심각하다. 남북 서로가 신년사에서 밝혔던 대화분위기 얼어붙었고 결국 훈련 끝나는 4월말까지 대화가 이뤄질수 없는 분위기"라는 글을 올렸다.

    구(舊) 통진당 세력이나 새정치민주연합 내 일부 강경파와 정치적 성향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김기종은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뒤 "전쟁 훈련 반대"라는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일 테러범 김기종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 등을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명성 종로경찰서장은 브리핑에서 "김기종에게 살인미수와 외국사절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 ▲ 종편에 출연한 한 정치평론가는
    ▲ 종편에 출연한 한 정치평론가는 "김기종을 모시고 가는 경찰의 모습을 본 외국인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는 현지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SBS 관련 보도화면 캡쳐



    √. 유명한 반미주의자는 청와대에서 버젓이...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유명한 반미주의자가 청와대 내부에서 수석비서관이라는 명패를 달고 보란듯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실정이다.

    이 유명한 반미주의자는 바로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다. 숙명여대 교수 출신인 김상률 수석은 극단적 상대주의와 무정부적(無政府的) 사고관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졌다.

     

  • ▲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조선일보 DB
    ▲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조선일보 DB

     

    #. "북한의 핵무기 소유는 생존권과 자립을 위해 약소국이 당연히 추구할 수밖에 없는 비장의 무기."

    #. "이라크의 대량 살상 무기 개발과 보유 역시 자주국방의 자위권 행사."

    #. "9.11 사태는 폭력적인 미국 문화와 무관하지 않아, 부시 행정부가 9.11 사태를 악용해 세계를 전쟁의 공포와 인권의 사각지대로 만들어."

    #. "(현대사회의 결혼 제도는) 불평등한 남녀 관계를 조장하는 식민적인 노예 제도로 발전적인 해체가 필요."

       -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저서 中

     

    김상률 수석의 황당한 <반미(反美) 신념>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가 자행해 수천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9.11 테러 사태를 미국의 폭력적인 문화 탓으로 치부한 것은 물론, 미국의 보수정권이 9.11 사태를 악용해 세계를 전쟁의 공포에 밀어 넣었다는 어불성설(語不成說)까지.

    김상률 수석의 극단적이고 맹렬한 <반미(反美) 신념>김기종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北核) 미사일 보유와 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를 두둔하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면 '마치 종북좌파 세력의 일원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좌파세력의 트로이목마'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정도다.

     

    √. 김상률 수석, 김기종과 손잡은 강정구 옹호

    나아가 김상률 수석은 테러범 김기종과 함께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던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를 옹호하기도 했다. 

    강정구 전 교수는 김일성 생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 위업 이룩하자'는 글을 남긴 대표적 반미주의자다. 그는 6.25 전쟁을 후삼국 시대 통일 전쟁에 비유한 것도 모자라 북한의 남침에 동조하고 미국을 원수(怨讐)로 표현했다. 

    "한국의 주적(主敵)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주장한 이 역시 강정구 전 교수였다. '6.25 전쟁은 북한 지도부에 의한 통일전쟁'이라는 글을 써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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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는 북한의 통일전쟁"이라고 주장한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조선일보 DB

     

    테러범 김기종은 지난 2007년 6월 2일 '6.15실천남측학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6.15공동선언 7주년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발제를 맡은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미 군사동맹이 해체돼야 한다"고 말했고, 김기종도 이에 동조하며 "국민들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을 주제로 한 토론회인데 50여 명밖에 참석하지 않아 아쉽다. 국민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상률 수석은 강정구 교수의 반미주의적 사고가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옹호하기에 바빴다.

    실제 김상률 수석은 2005년 <한국에서의 미국학 이론과 실제>라는 책 서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거진 강정구 교수의 발언 역시 <한국동란>에 대한 새로운 역사 해석이라기보다는 미국 역사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적 진영 가운데 한쪽에서 주장한 수정주의적 해석에 불과하다."


     

    √. 반미주의자가 청와대 수석? 이대로 괜찮은가

    어쩌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런 인사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임명했는지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한-미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미주의자(反美主義者)가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테러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은 한미동맹 강화를 외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이번에 범행을 저지른 사람의 반미(反美)와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 극단적인 주장과 행동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대다수 우리 국민들의 생각과는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박근혜 대통령이 반미주의적 사고관을 가진 김상률 수석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 앉혀놓은 것은 모순 그 자체다. 역설(逆說) 중의 역설(逆說)이다. 전혀 앞뒤가 맞질 않는다.

    말로만 끝나지 않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의 발언처럼 우리 국민들의 생각과 배치되는 반미주의(反美主義)적 사고관을 가진 김상률 수석을 지금이라도 내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