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언론 취재 경쟁으로 사건 장기화”, 언론에 책임 떠넘겨
  • ▲ 인천 여행가방 살인사건 용의자 정형근 사진.ⓒ 사진 연합뉴스
    ▲ 인천 여행가방 살인사건 용의자 정형근 사진.ⓒ 사진 연합뉴스

    인천이 ‘제2의 박춘봉’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경찰이 [여행가방 살인 사건]과 관련해 뒷북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 남동경찰서가 CCTV에 찍힌 용의자 정형근(55)에 대한 영상을 뒤늦게 확보, 정씨에 대한 현장인력 급파 및 공개수배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경찰은 용의자 정씨를 특정할 부평의 한 시장 인근 CCTV를 지난 22일 최초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상을 관리한 시장 상인들은 “경찰이 지난 23일 CCTV를 확보했으며, 이날 처음으로 경찰이 CCTV를 확인키 위해 시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피의자 전씨가 실종했던 당일, CCTV를 확보했다'던 경찰의 발언과 시장상인들의 증언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CCTV 확보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옹색하게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용의자 정씨에 대한 CCTV 확보에 한 발 늦은 경찰이, 용의자 정씨를 검거하기 위한 공개수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용의자 정씨가 이미 인천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높고, 휴대전화를 꺼 놓은 채 잠적했기 때문이다.

    용의자 정씨를 검거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친 경찰은, 정씨를 체포하기 위해  언론과 시민의 제보에 목을 매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경찰은 용의자 정씨를 은밀히 추적하려 했으나 언론의 지나친 보도경쟁으로 사건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용의자 조기 특정 및 검거 실패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한편, 경기 수원시에서 일어난 [토막살인 사건]에 이어,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여행가방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인천지역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에 떨고 있다.

    피의자 전씨와 같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떡집 상인 김씨는 “수원 토막살인 사건에 이어 인천에서도 여행가방에 (피의자 전씨의) 시신을 유기하는 엽기 살인이 발생했다”며, “아들딸에게 등하교길에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다. 부인도 마찬가지다. 여기 시장상인들은 공포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