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사이버전으로 美國을 공격하다

    미국과 함께 대북심리전 재개,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북한 책임자 처벌, 금융제재 등
    북한이 굴복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 코나스(김성만)  

  미국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에 대한
해킹공격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하고,
 ‘비례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의 조사결과 북한 정부가 이번 해킹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해킹사건과 관련해 특정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으로 지목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GOP’(평화의 수호자)라고 주장하는 해커들은 지난달 말 김정은의 암살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에 대해 해킹공격을 가했고, 소니측은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4만7천 명의 신상, 미개봉 블록버스터 영화 등 기밀정보가 유출되는 큰 피해를 봤다. 또 소니 측은 GOP측의 테러 위협에 따라 지난 17일 ‘인터뷰’ 영화 개봉을 취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번 해킹공격은 미국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며 “우리는 북한에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해 ‘눈에는 눈’ 방식의 보복 대응에 나설 것임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인 대응수단에는 언급을 피한 채 “적절한 장소와 시간, 방법을 선택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북한에 대해 강도 높은 ‘응징’ 조치를 취할 것임을 공개로 표명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는 가용한 대응수단으로 사이버 보복공격과 고강도 금융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한국에 배치된 군사력 증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국이 지난 5월 중국장교 5명을 스파이 혐의로 기소한 것처럼 북한의 책임자들을 일방적으로 재판에 회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런데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북한과 이번 해킹공격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1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김 성 북한참사는 이날 AFP통신에 “북한은 이번 소니 해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전혀 언급할만한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주요 외신들은 북한 사이버 공격의 배경에 대한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나선 쿠바와 달리 더욱 고립의 길로 가고 있으며, 핵무기가 서방을 위협하는 데 쓸모없게 되자 사이버 공격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NYT는 “북한 같은 고립된 국가의 사이버 공격을 억제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며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그 싸움의 1라운드에서 이겼을 뿐 아니라 여전히 여러 카드를 쥐고 있다”고 진단했다.

 AFP통신은 북한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사전방어가 쉽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기 쉬운 사이버 공격으로 미국을 비롯한 ‘적’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주말판에서 소니에 대한 해킹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해커들이 세계 최고 수준급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20일 북한의 해킹공격을 규탄하며 미국과의 정보 공유 및 사이버공격 대응태세 강화 방침 등을 밝혔다. 이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미국 정부가 소니 영화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영화관 및 관람객들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이를 규탄한 것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지난해 3월 우리 금융기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금번 소니 영화사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유사한 수법으로 밝혀진 점에 유의한다”며 “북한의 이런 행위가 사이버 공간의 개방성과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동시에 개인 및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측과 금번 사이버 공격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유사한 사이버 공격 및 위협에 대한 억제와 대응 태세를 강화해 나가는 등 사이버 공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2009년부터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당하고 있다. 은행, 언론기관, 대학교는 물론 청와대까지 공격을 받았다. 그런데 아직까지 응징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과 공조하여 북한을 철저히 응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번에 미국과 같이 대북심리전 재개,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 북한 책임자 처벌, 금융제재 등 북한이 굴복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Konas)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