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도 가장 거친 ‘함경도 사투리’, 1년여 만에 ‘순한 평양말씨로?’
  • ▲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는 9일 "문철, 정광영, 류광혁, 박광혁은 영웅혜산시제1중학교에서 공부하고 있고, 백영원은 함흥사범대학 예능학부에서 자기의 재능을 마음껏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TV가 공개한 리광혁(왼쪽)과 류철룡 학생의 모습. 2014.12.9 ⓒ연합뉴스
    ▲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는 9일 "문철, 정광영, 류광혁, 박광혁은 영웅혜산시제1중학교에서 공부하고 있고, 백영원은 함흥사범대학 예능학부에서 자기의 재능을 마음껏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TV가 공개한 리광혁(왼쪽)과 류철룡 학생의 모습. 2014.12.9 ⓒ연합뉴스

    탈북자 지원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가, 최근 북한이 공개한 ‘라오스 강제 북송 탈북청소년’ 동영상에 대해 “거짓 선전용”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북한의 대남선동매체 ‘우리민족끼리(이하 우민끼)’는 8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지난해 5월 라오스에서 강제 북송된 9명 청소년들이, 평양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민끼’의 동영상 공개는, 국내 탈북인권단체들과 국제사회가 제기한 ‘강제 북송 탈북청소년 처형설’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민끼’ 동영상에 등장한 청소년들의 태도 자체가 부자연스러워,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사)물망초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북한이 UN 인권결의안 저지를 위해 대역을 내세워 거짓 선전용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유포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자신 있다면 국제기구나 해당 북송청소년을 잘 아는 제3자가 이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대역을 쓴 '거짓 선전용 영상'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북한의 강제북송 청소년 생활영상. 물망초는 영상에 등장하는 리광혁에 대해 실제와 얼굴생김새가 미묘하게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 공개영상 캡쳐
    ▲ 대역을 쓴 '거짓 선전용 영상'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는 북한의 강제북송 청소년 생활영상. 물망초는 영상에 등장하는 리광혁에 대해 실제와 얼굴생김새가 미묘하게 다르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 공개영상 캡쳐

    (사)물망초는 동영상이 거짓이라는 근거로, “드세고 억센 함경도 사투리를 쓰던 해당 청소년들이 1년 7개월만에 얌전하고 순한 평양말씨를 쓴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다”며, “특히 유철용은 유난히 키가 작아 북송 당시 15살임에도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키에 불과했는데 동영상에는 그보다 20cm가 큰 모습으로 나오고 있다. 이는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우민끼’ 동영상에서 유철용은 축구선수가 꿈이라고 밝히면서 공을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해당 탈북청소년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유철용은 운동신경이 전혀 없어서 달리기조차 싫어하고 숨이 차서 달릴 수도 없는 아이였다고 한다.

    ‘우민끼’ 동영상에 나온 또 다른 탈북청소년 리광혁의 경우, “얼굴이미지는 흡사하지만 코가 실제보다 더 높고 턱이 가파르다”며, “턱선과 코는 성형을 하지 않으면 달라질 수 없는 것인데, 잘 생긴 영화배우가 대역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우민끼’ 동영상에 출연한 탈북청소년 장국화에 대해서도 의혹을 나타냈다.
    ‘대역’ 의혹을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수용소에 수용돼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사)물망초는는 “얼굴에 겁이 질린 표정이 역력했으며, 글을 읽는 것을 힘들어하거나 시선을 내리깔고 말을 흐리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유로운 상황에서 촬영한 것이 아닌 공포와 억압 속에서 연출된 화면”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이 대남선전매채인 ‘우민끼’에 동영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 물망초는 “이 아이들이 살아있고 동영상에서 말하는 학교에 다니고 있다면 당당하게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했을 것”이라며, “북한주민들이 볼수 없는 유튜브와 ‘우민끼’를 통해 공개한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공개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8일 해당 동영상을 유튜브와 ‘우민끼’등에 동시에 올린 바 있지만, 동영상에 대한 거짓논란이 일자, 11일 공개한 2차 동영상은 유튜브를 제외한 ‘우민끼’에만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