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들에게 한국사 바로 알리기 운동본부, 현대사 영어 홈피 개통식도
  • "건국절 제정하라" 뉴욕, 뉴저지, 필라델피아의 애국운동 현장 탐방기

    "조국이 창피해!" 분노한 동포들 뉴욕의 '이승만 열풍'

    2세들에게 '한국사 바로 알리기' 운동본부, 현대사 영어 홈피 개통식도


  • ▲ 뉴욕 플러싱 소재 '프라미스 교회'에서 열린 '건국이념과 이승만 대통령' 대회에 참석한 미동부지역 교민 대표들의 일부.ⓒ뉴데일리
    ▲ 뉴욕 플러싱 소재 '프라미스 교회'에서 열린 '건국이념과 이승만 대통령' 대회에 참석한 미동부지역 교민 대표들의 일부.ⓒ뉴데일리


    뉴욕에서, 뉴저지에서, 필라델피아에서, 미국 동포들의 [이승만 열풍]은 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창피해서 못 살겠다!
    대한민국에 건국절이 없다니...
    생일도 모르는 나라가 경제대국?” 

    미국동부지역에서 몰려든 교민들은 분노와 한탄과 규탄을 쏟아내는 것이었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세 곳에서 잇따라 열린 집회에 초청연사로 참석한 필자는, 미주동포들의 예상 밖으로 뜨거운 애국열에 놀라고, 이승만 추모활동에 머리 숙여졌다.

    “이승만 대통령이 건국한 날도 잊었나?
    종북세력이 그리도 무서운가?
    그럼 망하는 거지.” 

    한국인들보다 더 한국을 걱정하는 미국인 교포들은 모두 이승만 전문가들이다. 
    “생일도 못 찾아 먹는 조국이 부끄러워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결의로 동부지역 지도자들부터 뜻을 모아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기리는 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110년전 30세 이승만루즈벨트 대통령을 만나 첫 해외 독립운동을 펼친 뉴욕.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명문 프린스턴대학이 소재한 뉴저지.
    3.1운동과 함께 첫 <국민회의>를 열고 독립선언과 독립행진을 벌인 필라델피아.
    이승만 독립운동의 유적지에서 그때의 독립운동가들처럼 [건국절 제정] [대한민국 거듭나기]를 열망하는 교민대표들의 집회현장을 차례로 돌아본다.

    “건국절 제정하라” 프라미스 교회의 대규모 선언대회

    ▶ 한인밀집지역 플러싱(Flushing) 소재 <프라미스 교회>(Promise Church).

    미동부지역 최대의 한인교회 ‘프라미스 처치’는 넓은 대지에 우뚝 솟은 10층 건물.
    김남수 목사의 30여년 신앙이 이루어낸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가 10년전 시작한 대형뮤지컬-예수의 생애 'His Life'를 공연할 정도로 큰 설교 무대엔 뮤지컬 배경 장치가 있어 공연장 분위기다.
    이날 집회는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뉴욕지회(회장 김남수 목사)와 <신뢰회복 국민연합 미주본부>(회장 김영길)가 이승만 전문가들을 초청해 <건국이념과 이승만 대통령>이란 주제로 개최한 강연회.
    재미동포대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승만 포럼><건국이념보급회> 회장을 맡은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와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컬럼비아대 교수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안병훈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 겸 <서재필기념재단> 이사장은 <사진과 함께 읽는 대통령 이승만> 사진집을 주최 측에 증정했다.
    안병훈 대표는 조선일보 편집인이던 1995년, 해방 50주년을 맞아 <이승만과 나라 세우기>란 전시회를 열어 [이승만 대통령 재평가] 작업에 불을 지폈다.

    이날 행사는 MBC 아나운서 출신 문무일 <신뢰회복 국민연합 중앙본부> 사무총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하였다. 그는 "국민 신뢰회복에는 역사의 진실 회복과 국가 정통성 회복이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 ▲ 강연대회에 앞서 뉴욕 프라미스 교회내에서 열린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뉴욕지회 현판식. 왼쪽부터 안병훈 서재필기념재단 이사장 겸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 수미 테리 컬럼비아대 교수, 인보길 이승만포럼 대표 겸 뉴데일리 대표, 임형빈 한미충효회 뉴욕지회장, 김영길 신뢰회복국민연합 미주본부 회장.(뉴욕=나지웅 조선일보특파원 찍음)
    ▲ 강연대회에 앞서 뉴욕 프라미스 교회내에서 열린 이승만 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뉴욕지회 현판식. 왼쪽부터 안병훈 서재필기념재단 이사장 겸 도서출판 기파랑 대표, 수미 테리 컬럼비아대 교수, 인보길 이승만포럼 대표 겸 뉴데일리 대표, 임형빈 한미충효회 뉴욕지회장, 김영길 신뢰회복국민연합 미주본부 회장.(뉴욕=나지웅 조선일보특파원 찍음)


    <한·미동맹 61년>을 주제로 첫 번째 연설을 한 수미 테리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전쟁 정전 직후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최빈국이던 대한민국이 공산화 위협에서 벗어나 유일하게 경제 번영과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인보길
    대표는 "나는 1960년 4월 19일 아침에 서울대 문리대를 출발해 중앙청까지 시위를 벌였던 4·19 세대"라고 소개한 후, 4·19 혁명 당시 이 대통령과 관련된 비화를 소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인(人)의 장막에 가려 3·15 부정선거나 4·19 시위대에 대한 발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이런 사실을 안 이 대통령은 4월 25일 서울대병원을 찾아 부상학생들에게 '장하다. 불의를 보고 일어서지 않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야'라고 격려했습니다."


    1960년 4월 12일 국무회의 회의록을 인용한 인보길 대표는,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경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나섰던 김주열 학생의 시신이 발견되자, 이승만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학생 죽여놓고 무슨 헛소리들이야"
    라고 장관들을 꾸짖었으며, '긴급한 해결책은 내가 그만두는 것뿐'이라며 4.19 일주일 전에 이미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학생들 문병을 마친 후,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 '창피해, 내가 창피해'라며 완강히 거부한 뒤 하야 성명을 발표한 것입니다."


    하야 후 대만 장제스 총통이 보낸 위로편지에 대해 이승만은 이런 답장을 보냈다는 일화도 소개됐다.

    "나는 위로받을 필요가 없다.
    불의에 궐기한 백만 학도가 있고 정신이 살아있는 국민이 있으니, 나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인보길 대표는 "85세 대통령이 측근들의 장막에 가려 있었던 것은 비극"이라 지적하면서 "4·19는 이승만을 독재자로 만든 결정타가 됐지만, 오히려 그의 평생 소원이던 [자유민주주의교육을 받은 국민의 등장]을 확인하고 자진 하야한 [마지막 성공]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형 화면에 당시 자료를 비추면서 진행한 강연에서 새로운 사실에 접한 교민들은 ‘아멘’과 박수로 공감을 표시하였다.

  • ▲ 왼쪽부터 김영길, 문무일, 인보길, 수미 테리, 안병훈, 김남수 목사.ⓒ뉴데일리
    ▲ 왼쪽부터 김영길, 문무일, 인보길, 수미 테리, 안병훈, 김남수 목사.ⓒ뉴데일리

    이어 참석자들 전원이 일어서서 <건국절 제정 촉구 및 신뢰회복 선언문>을 낭독하였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동포들은 서로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 확립과
    국민정신 일신의 결정적 계기는 이승만 대통령을 살리는데 있으며....이를 위해 8월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교민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투지를 다짐하였다.

    “이런 대규모 통합집회는 역사상 처음”이라는 그들은 “김남수 목사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남수 목사는 무대에 올라 “안심하라, 조국이어. 우리가 있다”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아, 태산아...” 필라델피아의 ‘이승만 사랑’

    ▶필라델피아의 아름다운 가을, 고운 단풍잎들이 가을 비에 젖어 내리는 숲길로 들어섰다.

    “강연 전에 꼭 보셔야 할 곳이 있습니다”

    앞장 선 황준석 목사가 안내한 곳은 묘지공원이다.
    크고 작은 묘비들이 옹기종기 모인 한 가운데 누워있는 조그만 묘석에는 'RHEE'라는 성 밑에 TASANAH 1899~1906’이 새겨져있다.
    아버지 이승만 ‘태산아’라고 불렀기에 태산을 돌보던 여인이 그대로 묘비이름으로 정했을 터.
    아들의 죽음조차 임종 못한 이승만의 슬픔이 새겨져있는 셈이다.

    개혁운동을 벌이다 감옥에 들어간 해에 낳은 아들 봉수(아명)는 이승만 유학후 부인이 일방적으로 미국에 보냈으므로 끼니조차 힘든 이승만은 알바로 뛰면서 태산을 맡아줄 가정을 찾다가 선교사의 주선으로 필라델피아 교외의 어느 여인에게 맡겼던 것인데, 어느날 갑자기 디프테이라에 걸려 숨지고 말았다.
    워싱턴에서 그날도 교회 강연(돈벌이) 하러 갔다가 뒤늦게 전보를 받고 달려갔지만, 이승만은 7대독자 아들의 주검을 안아볼 수도 없었다.
    얼마나 충격이 컸던지 일기에는 “그저 슬프다”고 한 줄만 적었을 뿐, 통곡으로 지새웠다.

    “저희가 할 일입니다.
    누가 관리하겠어요.”

    황준석 목사(이승만기념사업회 필라델피아지회 회장)는 묘지를 돌보는 일로 이승만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 ▲ 필라델피아 묘지 공원에 있는 이승만 아들 '태산' 묘비앞에서 선 황준석 목사(오른쪽)와 필자.ⓒ뉴데일리
    ▲ 필라델피아 묘지 공원에 있는 이승만 아들 '태산' 묘비앞에서 선 황준석 목사(오른쪽)와 필자.ⓒ뉴데일리



    묘지 둘레에 꽂혀있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비에 젖는다.
    빨간 장미도 젖는다.
    바람에 뱅글뱅글 도는 바람개비.
    고아처럼 지낸 어린 태산이 애달파서
    장난감을 사다가 꽂아 놓은 사람은 프린스턴 한국학교 교장 이종숙씨다. 

    교민 식당으론 가장 크다는 <서라벌 회관>에 유지들이 20여명 모였다.
    이승만 사진을 벽에 붙이고 국민의례, 건국운동사에 귀 기울이는 모습들은 옛날 독립운동가들의 어느 장면을 닮았다.

    “그런 줄 몰랐다”
    “처음 듣는데요”

    “왜 교과서엔 없습니까?”

    “책 좀 보내주세요”

    숨 죽여 강연을 듣던 사람들은 이승만의 독립운동이 몽땅 빠진 현대사 왜곡에 한숨 지었다.

    교민 모임에 좀처럼 안나왔다는 젊은 목사가 벌떡 일어섰다.

    “그동안 얼마나 부끄러웠던지요.
    건국 축제도 없고 건국의 아버지도 없는 대한민국...
    미국인 보기에 정말 창피했지요.
    이런 강연 자리를 
    왜 이제서야...“


    격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그에게 놀란 참석자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제 용기를 얻었습니다. 리틀 시어터(Little Theatre)에서 독립 선언을 했던 이승만과 서재필,
    그날 그 행사를 꼭 재현해 보고 싶습니다. 교민사회의 애국운동에 무엇을 망설이겠습니까. 
    행동
    해야 할 때입니다.“

    밤 하늘에 던지는 결연한 황준석 목사의 목소리,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속을 달리는 차의 
    속도가 자꾸 높아졌다.


  • ▲ '한국사 바로 알리기' 운동가들, 오른쪽부터 최응표 대표, 김광현, 김동빈씨. 그리고 방문객 문무일 인보길씨.ⓒ뉴데일리
    ▲ '한국사 바로 알리기' 운동가들, 오른쪽부터 최응표 대표, 김광현, 김동빈씨. 그리고 방문객 문무일 인보길씨.ⓒ뉴데일리




    뉴저지 애국자 4인방, 2세 역사교육 위해 홈피 열다


    뉴욕 이민사의 신화 최응표씨.
    맨하탄 심장부에 서점 <고려서적>을 열어 “책으로 돈벌었다”는 
    지식인 성공역사는 전설이 되었다.
    뉴저지로 은퇴한 그는 그동안 남다른 칼럼으로 명성을 쌓
    으면서 [왜곡 현대사의 진실 복구]에 온몸을 던졌다.

    한국의 고등학교들이 전교조의 압력에 굴
    복하여 <교학사 교과서>를 배척하자, 한국에 달려와 [교학사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미래세대가 큰일입니다.
    한국 학생들은 물론 이민2~3세들에게 올바른 조국관을 심어야지요”


    칼럼만으로 견딜 수 없는 그는 동지들을 규합하여 <한국사 바로 알리기 운동본부>를 설립하고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사업 준비에 매달렸다.
    사이버 교육 사이트 만들기 7개월.
    마침
    KHFUSA: Korea History Forum 홈페이지 오프닝 행사를 14일 성대하게 개최, 교민 지도자 2백여명이 한인회관(KCC)에 모여 "정말 잘 하셨습니다" 축배를 들었다. 
    홈피 주소는 WWW.KHFUSA.ORG.


  • ▲ 홈피 KHFUSA 앞에서 환히 웃는 김동빈씨ⓒ뉴데일리
    ▲ 홈피 KHFUSA 앞에서 환히 웃는 김동빈씨ⓒ뉴데일리



    “전교조와의 싸움입니다.
    그 현장 이야기를 좀 들려 주세요”

    인보길 대표는 주문대로 <언론인이 본 역사왜곡>례들을 묶어 설명하였다.

    “역사 왜곡이 아니라 역사 바꿔치기입니다.
    대한민국 역사를 비틀고 
    빼버리고 반(反)대한민국 역사로 채웁니다.
    이미 80년대 초부터 본격화 하였습니다.
    역사는 국가의 영혼, 골수를 잃어버린 국가와 국
    민은 비틀비틀 쓰러집니다.
    학생들을 혁명가로 만들겠다는 시나리오에 끌려가는 나라...
    역사 
    전쟁, 내란입니다.“


    찬물에 숨죽인 장내는 전국 교육감 17명중에 전교조 지지 교육감이 13명이란 말에 경악한다.

    “완전 점령당했군.
    정부가 방관하는 이유는?”


    아연실색한 분위기에 격려 발언도 잇따른다.

    “루즈벨트는 말했습니다.
    정의로운 전
    쟁을 겁내고 기피하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게 낫다고요.
    여러분은 정의로운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정의는 기필코 승리합니다.
    뉴저지의 참전용사들은 자유통일의 그날 영광의 훈
    장을 받을 것입니다.
    이승만의 독립운동을 함께 했던 미국교민들은 건국의 아버지들입니다.“


    악수를 나누는 최응표씨는 올해 82세.
    한몸처럼 움직이는 애국동지들 김동빈, 김광현, 안창영씨도 70대 중반이다.
    이에 합세한 최병진씨등 2세 청년세대 그룹도 만만찮다.

    “젊은이들 끌어들이기, 무슨 이벤트가 좋을까.
    유엔 대표부엔 북한 공작원이 80명이라는데...”

    모니터 앞에 모여 머리를 짜내는 이들을 누가 노인들이라 부를 것인가.

    이승만 만화를 미국 현지 영어로 제작중이고, <뉴데일리 이승만 포럼>이 발간한 <이승만 총서> 12권을 우리말과 영어로 번역, 사이버교재로 만들어 컨텐츠 창고를 채워가는 중이라고 한다. 
    역사교육 정상화 서명운동, 영어 역사세미나 토론회, 정체성 현상논문집, 한국학교 네트워크, 모국 역사탐방 등등 세부적 사업계획들이 빼곡하다.

    “한국과 미국의 2세들이 힘을 합치도록 준비합시다.
    역사를 살려야 대한민국이 살지요.”

    공항까지 나온 4인방의 뜨거운 얼굴은 투지 넘치는 애국전사들이었다.

    [뉴욕에서 인보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