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 내무부가 만든 '간이 교수대'. 하마스는 '이스라엘 첩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해서는 별다른 수사없이 '즉결처형'을 집행한다. [사진: 하마스 내무부 자료]
    ▲ 하마스 내무부가 만든 '간이 교수대'. 하마스는 '이스라엘 첩자'로 지목된 사람에 대해서는 별다른 수사없이 '즉결처형'을 집행한다. [사진: 하마스 내무부 자료]

    국내 언론에서는 ‘피해자’로 둔갑한 하마스.
    북한에서 땅굴파는 법을 배우더니 '독재'하는 법도 함께 배운 걸까.

    이스라엘 방송 ‘채널 10’은 28일(현지시간),
    하마스가 가자 지구 내에서 반전(反戰) 시위에 참가했던
    팔레스타인 평화운동가 20명을 ‘즉결처형’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평화운동가들에게 씌운 혐의는 ‘이스라엘 첩자’였다고 한다.

    ‘채널 10’ 등 이스라엘 언론들은
    하마스가 ‘즉결처형’한 2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포함해
    30명의 ‘이스라엘 협조자’를 즉결 처형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측도 ‘즉결처형’ 소식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뉴스통신(PPNA)’은 익명의 가자 지구 보안 관계자를 인용해
    “가자 북부 셰자이야 인근에서 10여 명의 ‘이스라엘 첩자’를 붙잡아 간단히 조사한 뒤에
    ‘즉결처형’했다”고 전했다.

    가자 지구 소식통은
    붙잡힌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무기, 휴대전화,
    이스라엘 통신사의 심(SIM) 카드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지역 매체들은 ‘즉결처형’ 당한 민간인 ‘용의자들’이
    가자 지구의 셰자이아 지역에서 하마스를 공격하기 위해
    이스라엘 방위군의 공격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 길거리를 지나가는 시민을 '이스라엘 첩자'라며 붙잡는 하마스 조직원들. [사진: Jewish News 보도화면 캡쳐]
    ▲ 길거리를 지나가는 시민을 '이스라엘 첩자'라며 붙잡는 하마스 조직원들. [사진: Jewish News 보도화면 캡쳐]

    親하마스 매체들도 이런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지난 주 팔레스타인 일간지 ‘알 쿠즈(Al-Quds)’는
    “가자 지구에서 ‘특별한 신호’로 이스라엘 공군기와 통신한 흔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내무장관도 지난 15일,
    “이스라엘 방위군의 ‘프로텍티브 엣지’ 작전이 시작된 뒤
    하마스 안보국은 인민들 도움으로 다수의 ‘체제전복 시도’를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내무부의 이야드 알 보좀(Iyad Al-Bozom)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어떤 배신행위와 비겁한 행위가 있어도 우리 인민들은 그에 맞설 것이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법에 따라 가혹한 징벌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을 했다.

    이런 하마스의 주장과 행동은 가자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한 2007년부터 계속된 것이다.

    하마스는 2007년부터,
    가자 지구에서 활동했던 수많은 이스라엘 첩자들이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를 통해 ‘양심고백’을 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팔레스타인 주민 2명을 ‘이스라엘 첩자’로 몰아 ‘즉결처형’하기도 했다.

    2012년 11월에는 하마스 조직원들이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첩자’라는 혐의로 ‘즉결처형’한 팔레스타인 주민 1명을
    오토바이에 매달고 가자 지구 거리를 내달리는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당시 ‘휴먼라이트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공공연한 ‘즉결처형’과 이를 방관하는 하마스를 맹비난했다.

  • 2012년 11월,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 몇 명을 '이스라엘 첩자'라며 자기네끼리 정한 뒤 '즉결처형'했다. 처형한 시신을 오토바이에 매달아 가자 지구 거리를 내달리는 하마스 조직원들. 이 사진과 동영상은 인터넷에도 공개했다. [사진: 동영상 캡쳐]
    ▲ 2012년 11월,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 몇 명을 '이스라엘 첩자'라며 자기네끼리 정한 뒤 '즉결처형'했다. 처형한 시신을 오토바이에 매달아 가자 지구 거리를 내달리는 하마스 조직원들. 이 사진과 동영상은 인터넷에도 공개했다. [사진: 동영상 캡쳐]

    이 같은 하마스의 ‘편집증’은 이스라엘만을 향한 게 아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수십 년 동안 활동해온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파타(Fatah)’ 조직원들도 하마스 조직원들에게 붙들려 고생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타’ 조직은
    이스라엘 방위군의 ‘프로텍티브 엣지’ 작전이 시작된 뒤로
    가자 지구에서 활동하던 많은 수의 ‘파타’ 조직원이 체포됐다며 하마스를 비난했다.

    ‘파나’의 관영 통신사인 ‘WAFA’는
    “‘파타’에서 하마스 측에 ‘우리 조직원 체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하마스 측은 ‘그건 우리 공식정책이 아니라 조직원 개인이 저지르는 일’이라며 방관했다.
    지금도 하마스의 ‘파타’ 조직원 체포 및 감금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타’ 측은 이어
    “우리 땅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시기에 서로 힘을 뭉쳐도 모자란 마당에
    무슨 짓을 하는 거냐”며 하마스를 비난했다고 한다. 

    하마스는 2006년 1월 선거에서 승리한 뒤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를 지배하려 했으나,
    2007년 1월 이에 반발한 PLO 내 최대 계파 ‘파타’의 쿠데타로 5개월 동안 내전을 치렀다.
    이때 하마스는 가자 지구에서 활동하던 ‘파타’ 조직원들을 찾아내 모두 살해하고,
    2006년 7월부터 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