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된 이스라엘 청소년들의 귀환을 기원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 해당 페이스북 캡쳐]
    ▲ 실종된 이스라엘 청소년들의 귀환을 기원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 해당 페이스북 캡쳐]

    지난 13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 남쪽
    베들레헴 외곽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16살 2명, 19살 1명 등 10대 청소년 3명이 실종됐다.
    이들 가운데 1명은 미국 국적자다.

    이 청소년 실종사건은 닷새 만에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이 이를 ‘납치’ 사건으로 규정하고,
    그 용의자로 팔레스타인 테러조직 ‘하마스’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실종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군대를 동원해 사라진 10대들을 찾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14일(현지시간) 수색 작전을 펼치면서
    팔레스타인 정부의 전직 장관 등 거동수상자 80여 명을 체포해 심문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체포한 다음 날인 15일(현지시간)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의회 연설에서 하마스를 납치범으로 지목했다.

    “우리 청소년들을 납치한 것은 하마스다.
    이 같은 하마스와 아부 마젠(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별칭)이
    연합 정부를 구성한 것은 매우 심각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존 케리 美국무장관도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하마스일 것으로 추정했다.

    “많은 징후들이 하마스가 연루됐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하마스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을 종종 벌였다.”


    우리 정부도 18일 논평을 내고 “이스라엘 청소년들을 빨리 풀어주라”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12일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청소년 3명 납치사건을 규탄하며,
    납치범들이 피랍된 청소년들을 조속히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 정부는 누가 ‘범인’인지는 규정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치안당국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피랍된 청소년들이 조속히 그리고 안전하게 구출되기를 바란다.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평화협상 재개에 방해가 되는 어떠한 행위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또한
    이번 납치 사건에 우려를 표하면서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이 같은 서방 국가들의 요구에
    하마스는 “우리는 범인이 아니다”며 강력 부인하고 있다. 하마스 측의 주장이다.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를 수색하는 이유는
    이 지역에서 하마스가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함일 뿐이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또한
    “납치를 핑계로 유대인 정착촌을 넓히려는 의도”라며
    이스라엘과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 이스라엘 정부가 밝힌 하마스의 땅굴 위치 [사진: 이스라엘 정부 홈페이지]
    ▲ 이스라엘 정부가 밝힌 하마스의 땅굴 위치 [사진: 이스라엘 정부 홈페이지]

    이스라엘·미국 등 서방세계와 PLO, 하마스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지만,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서방세계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유대인 정착촌과 인접한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유대인 납치’를 위한 지하터널이 거미줄처럼 뚫려 있다.
    2006년 하마스는 이런 터널을 통해
    서안 지역을 경비하던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릿을 납치,
    5년 만에야 풀어준 바 있다.

    모사드와 신베쓰, 아만 등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따르면
    하마스는 서안 지구의 지하터널을 통해 수많은 무기를 밀수하고 있으며,
    무단으로 국경을 넘는 주민들에게 통행세를 걷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