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 대사들이 오셔서 그런 지 모르겠지만 석유냄새가 나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31일 "새 정부는 경제 관계 뿐만 아니라 외교적 관계에서도 아랍 국가들이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에 아랍 국가와 새로운 관계를 증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압둘라 알 아이판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등 주한 아랍권 대사단의 예방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자는 "그동안 우리가 아랍 국가들과 경제적으로 관계가 많으면서도 외교적으로 다소 깊은 관계를 가지지 못했다"고 지적한 뒤 "새 정부에서는 아랍 지역과 국가지도자들이 서로 자주 방문하면서 관계를 갖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UAE 리비아 쿠웨이트 레바논 수단 모로코 오만 카타르 이라크 튀니지 알제리 등 아랍 및 아프리카 지역 13개국 주한 대사가 전원 참석했다. 이 당선자측에서는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대변인, 박진 대통령직인수위 외교안보통일분과위 간사, 권종락 외교보좌역 등이 배석했다.

    이 당선자는 면담에 앞서 대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아랍 대사들이 오셔서 그런 지 모르겠지만 석유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해 부드러운 접견을 이끌었다. 농담으로 던진 말이었지만 '오일머니' 유치 의지를 강조하고,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부각해온 이 당선자의 의중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또 "여기 오신 대사님들의 나라 가운데 튀니지를 제외하고는 제가 과거에 모두 가 봤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일일이 대사들의 안부를 물으면서 "아랍 지역 대사님들은 추울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한국에 오신 지는 얼마나 됐느냐"고 관심을 표했고, 대사들은 "좀 춥지만 한국 국민들의 애정과 특별한 감정이 있어서 좋다"(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중동 가스를 사용하고 있어서 춥지 않다"(오만 대사)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레바논 대사는 "한국이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데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중동지역 평화정착을 위해 기여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