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폭행 사건 잇달아 "연예계 전체가 몸살"'종사자들 의식 변화' '시스템 선진화' 등 당면과제 산적
  • 연예계 잇단 구설수..안으로 곪는 한류산업

  • 최근 연예가에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해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장석우 대표로부터 촉발된 '성추문 스캔들'에 이어 올해 초 불거진 '프로포폴 신종마약 파문'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각종 강력사건들로 연예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중 13세 어린 여학생들을 '건드린' 방송인 고영욱(사진)의 '미성년자 간음 사건'은 요근래 연예계에서 발생한 사건 중 가장 강력한 '여진'을 낳고 있다.

    18일 오후 타전된 배우 박시후의 '강간 피소 사건'도 빼놓을 수 없는 가십거리.

    관련 보도가 끊이지 않고 양산되면서, 마치 연예계에선 이런 강력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마저 생겨났다.

    비근한 예로 연예지망생들이 기획사에서 장기 합숙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표명하는 학부형들이 부쩍 늘어났다는 소리도 들린다.

    한 번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섹스 스캔들'이라는 자극적인 이미지는 연예계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을 더욱 어둡게 만들 소지가 있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정도를 걷지 않는 '불량 기획사'들을 하루 빨리 퇴출시키고 연예계 전체를 투명한 시스템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

    어느 한 사람만 잘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엔터산업에 몸 담고 있는 모든 이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

    한류 강국에 걸맞는 '외형'과 '내실'을 갖추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내 연예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이를 위해선 ▲기획사의 규모화 ▲스타 양성 및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체계화 ▲상담·피해구제 센터의 상설 운영 ▲콘텐츠 유통 과정의 단순화 ▲임금의 상향평준화 등 부문 별로 획기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여기에 나이 어린 연예인 지망생들이나 자금력이 약한 연예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법률 서비스'의 도입도 시급하다.

    이와 더불어 연예인이라는 점 때문에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불공정한 관례'도 개선돼야 한다.

    얼마 전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연예인들은 대부분 입건 된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지만, 언론상에 전해질 때에는 '마약 투약 피의자'로 잘못 와전되는 불운을 겪었다.

    강간 혐의로 피소된 '박시후 사건'도 아직 혐의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불구, 고소 전 과정이 공개되면서 사실과 다른 갖가지 오해와 억측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이슈화 됐던 연예·사회 사건들 중 확대·오도(誤導)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성폭행 피의자라고 지목됐던 당사자가 알고보니 '억울한 피해자'로 밝혀지는 일도 종종 있었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널린 가십성 루머와 저급한 정보들은 '오보'를 양산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게이트키핑'을 거치지 않은 부실한 정보들은 연예계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을 낳게 하고 급기야는 연예계 전체를 병들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부디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산업이 '모래 위에 지은 성'이 되지 않도록 각계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