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조리하고 맛보며 공동체에 적응1년 수료제 ․ 2년제 대안학교 등 과정 미소금융 1억5천으로 ‘사회적 기업’ 제몫
  • ▲ 오가니제이션요리 한영미 대표 ⓒ뉴데일리
    ▲ 오가니제이션요리 한영미 대표 ⓒ뉴데일리
    오가니제이션요리 한영미 대표(44)를 만난 곳은 홍대역 8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카페슬로비’. 이곳은 사회적기업 ‘오가니제이션요리’에서 운영하는 카페이자 식당이다. 
      
    오가닉제이션요리는 소외된 청소년들을 소통을 하기 위한 매개로 요리를 선택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요리를 통한 학습효과와 사회적 효과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살아가 위해 비교적 쉽게 취업하고 창업할 수 있는 분야가 ‘요식업’이라는 이유도 있다.  
    “카페나 식당 창업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수년간 지속할 확률이 매우 낮아 위험요소도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쉐프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하는 것입니다.”

    요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사회적인 안전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영쉐프 프로젝트’를 1년 수료제로 운영해 왔다. 최근에는 서울시 도시형 대안학교로 선정돼 2년 과정을 마치면 졸업할 수 있다.   

    “보고, 맛보고, 만지고, 조리하는 요리 과정에서 오감을 키울 수 있어 자신도 모르던 감각까지 얻게 되죠.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짜는 방법을 알게 되고, 누구를 위한 요리인지에 따라서 상대방의 기호를 파악하느라 배려심을 배우기도 합니다. 정성을 쏟은 후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게 요리 교육의 장점이죠”

    영쉐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청소년들이 인턴을 거쳐 취업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던 중 소외된 청소년과 이주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카페와 식당을 개점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오픈한 곳이 ‘카페슬로비’와 다국적레스토랑 ‘오요리’이다.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판매하는 카페슬로비. 슬로비(Slobbie)의 뜻은 천천히 그러나 더 훌륭하게 일하는 사람(Slower But Better Working People) 줄인 말이란다. 
      
  • ▲ '카페슬로비' 내 주방시설. 학생들의 요리실습을 진행한다. 미리 예약을 한다면 일반인들도 파티 공간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가니제이션요리
    ▲ '카페슬로비' 내 주방시설. 학생들의 요리실습을 진행한다. 미리 예약을 한다면 일반인들도 파티 공간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오가니제이션요리

다국적 레스토랑 ‘오요리’는 다양성, 다문화를 추구하는 원형을 상장하기도 하고 ‘Organization 요리(집단의 요리)’를 뜻하기도 한다.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오가니제이션 요리의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입니다. 우리에게는 일터와 함께 교실을 만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죠.”

카페슬로비와 오요리에서 교육을 받고 인턴쉽을 진행하는 영쉐프 과정은 관계와 소통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살려주면서도 사회생활과 나누는 법을 서로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오가니제이션요리는 지난 2010년 미소금융에서 복지사업자 운영기금 1억5천만원을 대출받아 ‘카페슬로비’를 열었다.   

“미소금융은 우리에게는 아주 값진 자금입니다. 1년간 이자를 갚고 나머지 4년간 원리금도 갚을 예정입니다. 홍익대 일대가 워낙 비싼 점을 감안해 권리금이 필요 없는 5층에 매장을 열고 인테리어도 최소화했습니다. 가구는 모두 중고용품을 이용했구요.”
  • ▲ '카페슬로비' 에서 판매하는 식사 메뉴 ⓒ오가니제이션요리
    ▲ '카페슬로비' 에서 판매하는 식사 메뉴 ⓒ오가니제이션요리

    사회적기업인 만큼 식재료 등을 구매할 때도 ‘착한소비’를 지향한다.  

    “카페슬로비와 오요리를 환경친화적이고 사람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식재료를 구입할 때도 농민들과 직거래를 이용하고 직거래로 구입할 수 없는 제품은 반드시 전통시장에서 구입합니다. 물론 전화주문을 하거나 대기업 유통업체에 가면 편리하지만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찾아 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영쉐프 과정에서 일부 학생은 수료를 끝마치지 못하기도 하고 아직 스타쉐프로 유명해진 성공 사례도 없다. 한 대표는 급한 마음을 버리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곧 그런 인재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