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5장 6기와 1장 1기는 무엇일까?

    신준식 기자 /뉴포커스

    북한에서는 일반적으로 결혼식이 끝나면 신랑 신부는 3, 4일의 휴가를 얻어 신혼살림을 꾸리게 된다. 4일이라는 시간이 길지는 않기 때문에 신혼여행은 꿈 조차 꾸지 못한다. 신혼살림을 차린 후에는 인근에 있는 김일성 동상을 찾아 헌화하고, 큰절을 올리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있다.

    결혼식 때 혼수는 신랑측에서 신부에게 손목시계나 옷감, 화장품 등을 준다. 반면 신부측은 신랑측에게 이불, 옷장, 이불장, 찬장, 예단, 책걸상등을 준비한다. 한국과는 다르게 신부 측에서 2배 정도 많은 액수의 혼수를 준비한다.

    당 간부를 비롯한 상류가정에서는 조금 다른데, 신부가 준비해야 할 혼수품을 '5장 6기'라고 부른다. 5장이랑 옷장, 이불장, 찬장, 책장, 신발장을 말하고, 6기란 텔레비전, 세탁기, 녹음기, 냉동기, 재봉기, 선풍기를 일컫는다.

    구입비만 해도 일반인이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혼수품이다. 일반 직장인의 1년 봉급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아야 5장 6기를 장만할 수 있는 것이다. 간혹 일반인이 5장 6기를 준비하는 사례도 있는데, 외국에서 송금해 주는 친척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현재의 북한의 인민들은 1장 1기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지만, 권력층은 그들만의 잔치에 푹 빠져있다. 더불어 이러한 부의 격차로 인해 인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권력층의 5장 6기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점차 불신과 질투, 시기의 눈빛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2012년을 '강성대국의 해'로 정하고 국가의 국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인민의 기본적인 행복도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강성대국 건설의 프로파간다만을 내세우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권력층과 인민의 빈부격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5장 6기와 1장 1기가 북한의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비춰주는 거울이 되고있다.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