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심상정은 순교자가 아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 등은 군사 파시즘과 일제 잔재”라던 유시민
    金成昱   
     
     통합진보당 從北성향이 폭로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경기동부연합으로 통칭되는 진보당 내 당권파와 대립하는 유시민·심상정·노회찬·강기갑 등이 더 낫다고 보기도 어렵다. 경기동부연합 獨食(독식)에 대한 불평, 派閥(파벌) 간 다툼일 뿐 당권파의 從北성향을 문제 삼는 것도 아닌 탓이다.
     
     진보당 내 당권파건 非당권파건 오십 보 백 보다. 정치권 퇴출 대상은 진보당 자체지 당권파에 국한될 문제가 아니다. 非당권파 유시민 등은 주한미군철수-한미동맹해체-6·15와 10·4선언 이행을 골자로 한 통합진보당의 反국가·反헌법 강령을 그대로 추종해 온 이들이다.
     
     비대위원장 강기갑은 경기동부연합의 상급단체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대의원 출신이다. 전국연합은 소위 ‘군자산의 약속’에서 “북한의 사회주의혁명역량에 가세·결집하는 연방제 통일”을 결의한 범주사파 연합체다. 강기갑은 진보당 내 당권파가 아닐 뿐이지 당권파와 다른 이념을 가진 인물은 아니다.
     
     심상정 대표는 2007년 대선 때도 “평화체제가 지향하는 통일국가는 1국가·2체제·2정부인 한반도평화경제연합으로 설정해야한다”며 1국가·2체제·2정부의 연방제 방식의 통일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領土조항 변경·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폐지·징병제 폐지도 함께 주장했다. 그녀는 3월7일 서울 청계광장 촛불집회에서 “이어도는 섬이 아니라 암초”인데 “해군의 무모한 도전이 중국을 자극하고 갈등을 유발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뼛속 깊은 反韓·反軍 이념의 소유자다.
     
     노회찬 대변인 역시 “코리아연합을 거쳐 코리아연방을 건설하는 제7공화국을 건설하자”며 이를 위해 역시 領土조항 삭제·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폐지·韓美동맹 해체를 주장하며 향후 어떠한 형태의 군사동맹에도 참여하지 않는 영세중립국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는 천안함 폭침 이후 “어뢰설, 기뢰설, 버블제트 등은 억측과 소설(2010년 5월11일 평화방송 라디오)”이라는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필사적으로 부정해온 인물이다. 그는 천안함 정부 발표 이후인 2010년 5월20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 “만약 그 모든 게 사실이라면”이라고 가정한 뒤 “직무태만 직무유기 그리고 접전상황은 전시보다 훨씬 무거운 형벌이 내리도록 되어있다”며 “지금 합조단에 나와 있는 그분들부터 군법회의에 넘어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 내내 북한에 대한 비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유 대표는 5월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미관광장 연설에서도 “어제 정부가 발표한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믿어드리겠다. 하지만 이걸 믿게 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며 “작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 군 지휘부를 군법회의에 회부하라.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달 27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참석자들, 자기들은 권력 쓰고 빽쓰고, 핑계대서 군대 안 가놓고, 자식들도 군대 안 보내놓고 선량한 우리 국민 자식들이 다 군대가 있는데, 전쟁의 불장난을 하고 있다. 이 사람들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서 불장난 하는 것이다. 그렇게 전쟁이 좋으면 당신네 자식들부터 군대 보내란 말이야!”라고 했다. 북한이 아니라 얻어맞은 한국이 전쟁의 불장난을 하고 있다는 궤변이었다.
     
     2008년 2월에도 상황도 유사했다. 심상정·노회찬 등(소위 PD파)은 민노당 주류(NL파)의 ‘從北主義’를 비판하면서도, 정작 북한의 對南전략과 동일한 민노당 강령·규약은 건드리지 않았다. 심상정·노회찬 등이 비판한 ‘從北主義’는 민노당의 “親北·反국가·反헌법적 행태”가 아니라 “북한에 대한 주체성이 훼손되는 것”이었을 뿐이다.
     
     2012년 진보당 내분의 본질은 파벌싸움이지 이념싸움이 아니다. 외대 용인캠퍼스 출신이 주축인 경기동부연합의 “종파주의”에 대한 비판, ‘너희끼리 다 해먹지 말라’는 말이지 從北이나 親北은 안 된다는 개혁적 표현이 아니다. 경기동부연합을 몰아내기 위해 유시민·심상정·노회찬·강기갑 그룹을 띄우면 민주-진보 강력한 야권 연대가 만들어진다. 여우를 내쫓기 위해 호랑이를 불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