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천 구미리 지역과 화성 천천리 땅굴을 발견, 탐사작업을 벌이다 지난 2002년 12월 10일 숨진 고 정지용씨(당시 52세)의 사인이 알려진 대로 과로로 인한 뇌중풍이 아니라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고 남침땅굴을 찾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남굴사)며 관련 단체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김철희 남굴사 전 회장(전 안기부 정책심의관)은 2일 “화성 땅굴 규명에 앞장서온 고 정지용씨의 사인에 많은 의문이 있다”며 “뇌중풍으로 입원 5일 만에 사망했다는 점은 수긍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고 정지용씨는 육군 기무부대 준위 출신. 19년간 대공수사관으로 재직하다 예편해 1989년부터 땅굴 탐사에 헌신했다. 그는 “수많은 간첩을 상대하면서 평소 남침땅굴을 찾아내 막지 않으면 국가의 안녕이 위험해진다”며 남다른 신념으로 땅굴 탐사대장을 맡아 실체 규명에 앞장서 왔다.
    김철희 전 회장은 “정씨가 쓰러진 2002년 12월 5일 수원중앙병원으로 옮겼을 때 오른쪽 배 아래 부분에 보라색 작은 반점이 있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이후 닷새만인 12월 10일 정씨가 사망해 염을 할 때 김 전 회장은 정씨의 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보라색 반점의 뒷부분인 등에서 작은 보라색 반점이 수십 개 물방울처럼 나타났다는 것.
    김 전 회장은 “배 아래 부분을 투과한 무엇인가가 등 뒤로 산탄처럼 빠져나간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전 회장은 “땅굴을 가리고자 하는 세력의 레이저총이나 독극물에 의한 피격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음파빔이나 레이저총은 이미 2000년대 초기에 실용화된 살상무기이다.

  • ▲ 고 정지용씨(왼쪽)과 최민용씨 ⓒ 자료사진
    ▲ 고 정지용씨(왼쪽)과 최민용씨 ⓒ 자료사진

    김 전 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1년 뒤 벌어진 또다른 사고로 설득력을 얻는다. 고 정지용씨에 이어 화성 땅굴 현장 책임자였던 최민용씨(57) 역시 왼쪽 다리에 같은 보라색 반점이 생기며 쓰러진 것.
    “최씨는 당시 온몸을 바늘로 쑤시는 듯한 통증과 함께 무력해서 혼자 일어날 수도 없는 상태였다”고 김 전 회장은 회고했다.
    같은 수원중앙병원으로 이송된 최씨는 다행히 2개월의 입원 치료 끝에 생명을 건졌지만 이후 1년여의 통원치료와 장기간 요양을 해야 했다.
    김 전 회장은 “상체가 아닌 다리 부분이어서 정지용씨와 같은 직접적인 위해를 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현재도 땅굴 탐사에서 손을 떼고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