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발표20대 51%, 30대 56%, 대법 파기환송 '잘 된 판결'정청래 "대법원장도 필요하면 탄핵해야" 사법부 압박법사위 차원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 가능성도 제기민주, 대선 이후 파기환송 공판 요구에 국힘, "사법부 부정하는 테러 집단" 일갈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해 20·30 내에서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겼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6일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결과 '잘된 판결’이라는 답변이 46%, '잘못된 판결'이라는 답변이 42%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0대와 30대 사이에서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8~29세 사이에서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은 51%, '잘못된 판결'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4%를 기록했다.

    30대는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이 56%로 집계됐으며, '잘못된 판결'이라는 답변은 30%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52.3%), 대구·경북(54.1%), 대전·세종·충남북(52.7%)에서 '잘된 판결'이라는 답변이 과반을 넘겼다. 광주·전남북(67.5%), 경기·인천(58.4%), 강원·제주(63.8%)에서는 '잘못된 판결'이 우세했다.

    대법원은 지난 1일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판결에 같은날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추진했다.

    최 전 부총리의 전격 사퇴로 이주호 사회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는 '대대대행' 사태가 벌어졌지만, 민주당은 곧장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후 조 대법원장이 '사법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탄핵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지만 이 후보의 선거법 파기환송심 공판 기일 변경을 요구하며 한발 물러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탄핵 러시'를 강행할 경우 중도층의 표심 이탈을 우려한 계산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대법원을 향해 이 후보의 파기환송심 일정을 대선 일자인 6월 3일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지지 않을 경우 대법원장 탄핵을 포함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윤호중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후보 등록이 완료되고 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12일 이전까지 선거운동 기간 중 잡혀있는 출마 후보들에 대한 공판 기일을 모두 대선 이후로 변경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명백히 고등법원의 심리와 재판 진행을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다"며 "그것을 방해하는 분들이 계시면, 이것은 헌법을 파괴하고 국민 주권 행사를 가로막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을 대신해서 입법부가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민주당에 "대한민국 사법부를 부정하는 테러 집단 같은 행태"라고 비난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집단 광기 수준의 사법부 압박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자신들 뜻대로 되지 않으면 탄핵부터 외치고 보는 버릇이 또 나왔다"고 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과거 '나쁜 짓 하면 혼나고 죄지으면 벌받는 게 당연' '법률 해석은 범죄자가 아니라 판검사가 하는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말 바꾸기가 특기라고 하지만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이재명식 화법에 왜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인가"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7.8%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한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해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도 2명씩이나 탄핵한 국민인데 대법원이 뭐라고"라며 사법부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 의원은 5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씨가 "이런 얘기 있지 않느냐? '대법 판사, 고법 판사도 필요하면 탄핵해야 되고 대법원장도 필요하면 탄핵해야 되고 대법관들도 필요하면 탄핵해야 된다'"라고 하자 이렇게 답했다.

    방송에서 정 의원은 전날 열린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 결과도 언급했다. 김씨가 "(의원 총회에서) 법관 탄핵이라고 하는 중지는 모아졌다"고 언급하자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저는 그렇게 봤다"고 동의했다. 이어 그는 탄핵 시점에 대해 "탄핵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어떤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며 "잘못하다가 되치기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총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결정 내리진 않았다. 다만 사법부에 이 후보의 선거법 파기환송심 공판 일정을 대선 이후로 연기하라고 촉구하기로 지난 4일 방침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