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무용과 재학중인 딸과 함께 11월 6일 '청풍명월' 공연'경계를 허물다' 주제…11월 1~17일 아르코예술극장 등 서울시 일대에서 개최
  • ▲ 배우 채시라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 홍보대사로서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 배우 채시라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 홍보대사로서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1995년 MBC 광복 50주년 특집 2부작 드라마 '최승희'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 채시라(56)가 '제45회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로 나선다. 

    채시라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꿈은 배우가 아니라 무용수가 되고 싶었다. 제 몸속에는 무용의 피가 흐른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무용으로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다가 가나 초콜릿 CF가 방영되면서 배우의 길로 갔는데, 항상 무용인들을 동경하고 존경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대한무용협회에서 주최하는 서울무용제는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출발해 발레·한국무용·현대무용 등 모든 장르의 무용을 만날 수 있다. 젊은 무용가들부터 중견·원로무용가, 민간예술단체까지 매해 500명 이상의 무용수들이 참여해 왔다.

    올해 '서울무용제'는 11월 1~17일 아르코예술극장을 중심으로 서울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경계를 허물다'라는 주제 아래 수많은 경계를 넘어 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와 예술의 확장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무용계의 전성기를 이끌어온 주역들의 무대 '무.념.무.상(舞.念.舞.想)Ⅰ' △초청공연 '무.념.무.상 Ⅱ' △국내 무용사에 족점을 남긴 작품을 재조명하는 '명작무극장' △세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모인 춤꾼들이 벌이는 춤판시리즈(열정춤판·남판여판춤판) △경연대상 △신진 안무가 육성 '서울 댄스 랩' △시상식 등이 진행된다.
  • ▲ 배우 채시라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홍보대사에 위촉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대한무용협회
    ▲ 배우 채시라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홍보대사에 위촉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대한무용협회
    채시라가 홍보대사 제안을 수락한 것은 무용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함께 숙명여대 무용과에 재학중인 딸(23)의 영향도 있다. 채시라는 11월 6일 공연되는 '명작무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차수정 숙명여대 교수와 학생들이 꾸미는 순헌무용단의 '정재만류 산조(청풍명월)'에서 약 3분 가량 혼자 춤을 추며, 채시라의 딸도 군무로 출연한다.

    '청풍명월(淸風明月)'은 대한무용협회에서 지정된 명작무 제19호로, 거문고에 맞춰 부채를 들고 추는 산조춤이다. 거문고의 선율을 통한 기품과 풍류가 담겨 있으며, 한국 여인의 단아하고 깨끗한 마음을 절제된 춤사위를 통해 풀어낸다. 전체 춤은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진양의 다섯 장단으로 구성돼 있다.

    채시라는 "딸이 제가 시키지 않았는데 무용을 하겠다고 해서 응원하고 지원하고 있다. 현재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있다"며 "시간이 허락되면 축제 안에 있는 프로그램을 최대한 볼 생각이다. 말로만 하는 홍보대사가 아니라 무용을 함께 관람하고 즐기면서 축제에 힘을 많이 싣겠다"고 말했다.

    채시라는 1995년 드라마 '최승희' 촬영을 위해 故 김백봉(1927∼2023, 본명 김충실)에게 45일 동안 17가지 춤을 배우며 특별지도를 받았다. 김백봉은 한국 근대 무용을 이끈 최승희(1911∼1967)의 제자로 '부채춤'과 '화관무'를 창시했다. 채시라는 2004년 결성한 사단법인 최승희춤연구회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김백봉 선생님과의 추억이 많다. 지금도 사진을 가지고 있다. '최승희'는 저한테 잊을 수 없는 귀한 작품이고 여전히 무용인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며 "무대에서 짧게 한국무용을 보여줄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 순간만큼은 무용인이라고 생각하겠다. 흥분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 ▲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왼쪽 여섯 번째)과 홍보대사 채시라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대한무용협회
    ▲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왼쪽 여섯 번째)과 홍보대사 채시라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대한무용협회
    개막 공연인 '무.념.무.상(舞.念.舞.想)에는 김삼진(한국무용), 조윤라(발레), 남정호(현대무용), 임학선(한국무용) 4인이 참여한다. '무.념.무.상 Ⅱ'에서는 김영진(현대무용), 안덕기(한국무용), 김형남(현대무용), 최상철(현대무용) 등 남성 안무가 4명의 무대가 펼쳐진다.

    경연대상 부문에서는 4인의 안무가가 11월 8~15일 관객과 만난다. 공정한 심사과정을 통해 휴먼스탕스(안무가 조재혁), 이정연댄스프로젝트, 서울발레시어터(안무가 최진수), 블루댄스씨어터(안무가 정유진)이 선정됐다. 이들은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올해의 춤 작가'라는 영예가 주어진다.

    '서울 댄스 랩(Seoul Dance Lab)'에서는 14일과 16일 A·B조로 나눠  11명의 무용수들이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A조엔 고일도·윤효인·최진솔·유다빈·배소미·김민선, B조에서는 김도현·기무간·김영웅·최정홍·서주원이 경연을 벌인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안무가에게는 1000만워의 상금을 수여한다.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전축제 '4마리 백조 페스티벌-춤추는 릴스완(Reelswan)'은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진행된다. 부대행사로는 대학교 재학생들이 채우는 '대학무용축제'가 오는 12~13일 서울어린이대공원 능동 숲속의 무대에서 무료공연으로 찾아간다.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지난해 어린이대공원에서 한회당 3000명 정도 관람하는 것을 보고 무용에 대한 호응이 크다는 걸 알았다"며 "앞으로도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무용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대중과 함께하는 축제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