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기 대출'(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 '이대생 성 상납'(경기 수원정 김준혁 후보) 논란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의 문제 후보들이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완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로 사당화의 씨를 뿌린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임금 평준화'로 사회주의식 공약을 내세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까지 전면에 나서 총선판을 뒤흔든 건 야권의 자정 기능이 마비됐음을 재확인한 순간이다. 이들은 22대 국회 출범 후 윤석열 정권을 향한 '정치적 복수'까지 다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격랑 속으로 몰고가는 것도 모자라 그로기 상태로 만들어 권력을 잡겠다는 속셈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22대 국회 장악 시도는 '몰염치의 일반화'이자 적과 동지의 이분법으로 무장한 포퓰리즘 정치, 즉 비(非)자유주의 정치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저성장, 초저출생, 초고령화, 신냉전질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미래 세대는 안중에도 없는 '기본소득론'과 '임금평준화'를 내세운 정당이라면 나라의 운명은 풍전등화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독일의 저명한 사회과학자이자 사상가인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의 치명적인 두 죄악으로 '객관성의 결여'와 '무책임성'을 제시했다. 정치가 출세의 수단이 아니라 막스 베버가 제시한 '신념'과 '책임' 의식을 지닌 사람의 장이 돼야 국민 다수가 불행에서 벗어나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영화 [내부자들]에는 "대중은 개 돼지이다. 적당히 짖어대다 알아서 조용해진다"는 대사가 나온다. 집단 기억력이 허술하다는 점을 통찰한 구절이다. 문재인 정권 5년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반추해야 한다. 서민을 괴롭힌 집값 폭등, 울산 선거공작, 탈원전 등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그 시절로 더 과격하게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연합전선을 구축한 야권이 다수당이 된다면 당장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를 비롯해 국정조사 발동, 국무위원 탄핵안 발의, 자유 대한민국을 위협할 선제적 개헌안을 꺼내려 할 것이다.

    이제부터 감시와 평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 '역대 최악'이라고 지탄만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4년을 더 후회하지 않으려면 유권자가 정신 차리라고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사보이아 공국의 철학자 조제프 드 메스트르는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을 남겼다. 22대 국회의 수준은 유권자의 선택에 달렸다.

    문제는 '결집'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광복을 맞이한 조국으로 돌아오면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진영 대결에만 골몰하는 싸움꾼, 술수에 능란한 협잡꾼은 과감히 걸러 내야 한다.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상대와 소통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인물을 뽑아야 나라가 산다.

    자칫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내 한 표쯤 행사 안 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역대 선거에서 한 표가 당락을 가른 경우가 있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능동적으로 투표장에 나가 헌법이 보장한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정치인에게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의 건강한 분노는 나쁜 정치를 혁파하고 양식에 근거한 투표는 참된 미래 권력을 키운다. 막말과 흑색선전 등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