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 만에 생긴 국내 3번째 공공발레단…컨템퍼러리 작품 중심 무대에
  • ▲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비롯해 안무가, 무용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비롯해 안무가, 무용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서울시발레단이 공식 창단했다. 국내에 공공발레단이 창단된 것은 48년 만으로 1962년 국립발레단, 1976년 광주시립발레단에 이어 세 번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종합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 취임 이후 몇 가지 꿈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오늘 이뤄졌다"며 "서울시발레단 창단은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K-콘텐츠·K-컬처의 매력을 넓혀 문화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높이는 새로운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발레단은 동시대성을 담은 현대(컨템포러리·Contemporary) 발레 작품을 위주로 한 창작물을 무대에 올린다. 기존 예술단체와 달리 단장과 단원이 없는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안무가·무용수·작품을 중심에 둔 공연별 맞춤형 프로덕션을 꾸려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매년 세계적인 스타가 배출되고 있고, 해외 유명 발레단에서 200여 명의 한국인 무용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에선 전문 발레단이 세 곳에 불과할 정도로 저변이 부족하다"며 "발레와 같은 순수예술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명실상부 문화강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이어 "발레는 다른 장르에 비해 공적인 지원이 충분하지 않고, 턱없이 부족한 공연 횟수, 부담스러운 티켓 가격에 때문에 관람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다. 서울시발레단이 그동안 발레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할 것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발레단은 지난 1월 공개 오디션을 통해 2024년 무용수 5명을 우선 선발했다. 총 129명이 참가한 첫 오디션에서는 1차에서 기본기를, 2차에서는 안무가별로 진행한 3일간의 캐스팅 오디션까지 총 6회의 클래스 전형이 이뤄졌다.

    2024시즌 무용수는 김소혜(34)·김희현(37)·남윤승(22)·박효선(35)·원진호(33) 5명이며, 9월쯤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단일 공연에 출연하는 프로젝트 무용수는 17명으로, 향후 공연 규모나 특성에 따라 캐스팅과 오디션을 통해 추가 선발한다.

    서울시발레단은 △4월 26~28일 창단 사전공연 '봄의 제전' △8월 23~26일 '한여름 밤의 꿈' △10월(더블 빌) 등 세 개의 작품을 준비했다. '봄의 제전'은 3편이 합쳐진 '트리플 빌'로, 안무가 안성수·유회웅·이루다가 참여한다. 세계 초연하는 '한여름밤의 꿈'을 안무가 주재만이 셰익스피어의 동명 원작을 토대로 재구성했다.
  • ▲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서울시발레단'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현재 미국 컴플렉션스 컨템퍼러리발레단의 전임 안무가 겸 발레 마스터, 포인트파크 대학교 교수인 주재만은 "삶과 죽음, 두렵고 외로운 욕망, 희망을 갈망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깊은 상상력과 상징적이고 환상적인 안무로 복잡하면서도 깊은 인간미가 솔직하게 표현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발레단의 올해 예산은 제작비, 인건비 등을 포함해 26억 원 규모다. 창단 초기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을 맡고, 향후 별도 독립 재단법인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용산구 노들섬 다목적홀에 오는 9월까지 전용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며, 그 전까지는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내 종합연습실을 사용한다.

    안호상 세종문회회관 사장은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이미 클래식 발레를 하고 있고, 세계적 흐름도 클래식 발레와 현대 발레 비중이 5대 5를 이루고 있다"며 "컨템퍼러리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개하고, 발레 스펙트럼을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