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기준 신혼부부 4396가구 중 255가구만 有자녀청년주택 입주 후 출산 177가구… 2배 이상 늘어서울시 "전국평균보다 높은 수치… 안정적인 주거 공간 마련이 출산 증가 영향 분석"
  •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7일 오전 서울 은평구 청년안심주택 '은평청여울수영장' 개관식에서 내빈들과 수영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7일 오전 서울 은평구 청년안심주택 '은평청여울수영장' 개관식에서 내빈들과 수영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 및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안심주택(이하 청년주택) 사업이 사회적 난제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본보가 입수한 서울시 청년안심주택 출산율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신혼부부에게 공급된 4396가구의 청년주택 가운데 자녀가 있는 가구는 총 255가구(6.6%)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청년주택 입주 후 출산한 가구는 177가구(4.6%)로 조사됐다. 입주 당시 유자녀 가구는 78가구(2.0%)에 불과했는데 청년주택 입주 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청년주택 중에서 가장 높은 출산율을 기록한 곳은 '대통령실뷰'로 유명한 '용산베르디움프렌즈'였다. 신혼부부 414가구가 살고 있는 이곳은 입주 당시 30가구였던 유자녀가구가 입주 후 139가구까지 늘었다. 출산율은 무려 26.4%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위치한 '이랜드 PEER 신촌'이 출산율 12.8%로 나타났다. 이곳은 입주 당시 신혼부부 39쌍 중에서 유자녀 가구가 한 곳도 없었으나 입주 후 5가구가 출생신고를 했다.

    강서구 우장산역과 지척인 '우장산역 해링턴타워'는 9.2%, 영등포구 신도림역 근처의 '신도림역 도림브라보'는 출산율 7.4%로 조사됐다.

    마포구 합정역을 끼고 있는 '합정역 서교 효성해링턴타워'도 신혼부부 355가구 중에서 35가구가 입주 후 출산(출산율 6.5%)했다.
  • ▲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베르디움프렌즈' 단지 전경.ⓒ송학주 기자
    ▲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베르디움프렌즈' 단지 전경.ⓒ송학주 기자
    청년주택에서의 높은 출산율은 전국 출산율과 비교했을 때 더 의미가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한민국 20~30대 여성 출산율은 3.9%다. 이마저도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젊은 여성들의 출산율이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서울 청년주택에서는 오히려 출산율이 높아진 것이다. 주거 환경이 안정된 입주자들이 임신과 출산에 따른 우려를 덜게 된 점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20~30대 여성 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했음에도 같은 연령대인 청년주택 신혼부부 가구의 경우 전국평균보다 높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다"며 "청년주택이 안정적인 주거공간 제공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주택은 민간과 공공이 협력해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을 돕기 위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을 중심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대상자는 19~39세의 무주택자 미혼 또는 신혼부부다.

    서울시는 민간에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등의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확보되는 추가분을 기부채납받아 임대주택(공공·민간임대)으로 공급하고 있다. 공공임대는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민간임대는 사업시행자가 직접 입주자 모집 및 대상자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