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한 서울 자치구만 4곳… "지리적 정당성 확보"편입 시 주택가격 상승과 대중교통 노선 확장 기대일부 반대도 "교통체증 걱정… 구리 자부심 저버리기 싫어"
  • ▲ 9일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에 서울 편입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데일리 DB
    ▲ 9일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에 서울 편입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뉴데일리 DB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구리시민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편입이 가져올 호재인 주택가격 상승과 교통 편리성 확보 등을 내심 기대하는 표정이다.

    국민의힘 구리시 당협위원회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나태근 국민의힘 구리시 당협위원장은 국민의힘 뉴시티프로젝트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전후로 연일 편입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다.

    나 위원장은 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지난 2009년 지방행정체계 개편 당시 구리·남양주 서울 통합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며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구리의 서울 편입을 향한 열망은 꾸준히 이어져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 편입을 통한 신속한 개발을 주민들이 열망하고 있다"고 전한 나 위원장은 "구리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비율이 경기도 중에서도 큰 편인데, 이른 시일 내에 서울에 통합돼 교통편을 증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백경현 구리시장은 오는 13일 '구리시의 서울 편입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 시장이 편입 관련 논의를 위해 경기도 지역의 지자체장을 만나는 것은 김포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를 계기로 서울 편입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 ▲ 9일 구리시 인창동에 있는 아파트와 차도에 있는 자동차의 모습. ⓒ임준환 기자
    ▲ 9일 구리시 인창동에 있는 아파트와 차도에 있는 자동차의 모습. ⓒ임준환 기자
    "주택가격 상승은 기본… 대중교통 노선 확장도 기대"

    뉴데일리는 구리시 갈매동·교문동·인창동·수택동 일대를 둘러보며 서울 편입과 관련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편입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는 다른 지역과 달리, 취재진이 만난 구리시민 대부분은 편입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갈매동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박모(60대·남) 씨는 "서울시와 다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의 차이가 크다. 그저 서울이고 아니고의 차이"라며 "편입되면 집값이 오를 텐데 (서울 편입을) 반대할 구리시민이 있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겠느냐. 주변에서는 다들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씨는 "구리시 갈매동과 중랑구 신내동은 바로 인접해 있어 다른 변수는 없다고 본다"며 "특히 갈매동은 서울로 편입되면 부동산가격이 당연히 오른다"고 확신했다.

    서울 편입과 관련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무조건 찬성한다"고 외친 박모(64·여) 씨는 "구리시는 다른 시보다 규모가 작아 서울시나 남양주시에 편입되는 것이 맞다"며 "어차피 어느 한 쪽에 속할 것이라면 수도인 서울로 편입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25년 전 서울에서 인창동으로 이사했다는 박씨는 "구리는 잘 정비된 도시다. 서울로 편입해도 큰 이질감이 들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교통문제가 유일한 오점이다. 서쪽으로 가려면 경의중앙선을 타야 하는데 한 번 놓치면 2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서울로 편입돼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문동에서 만난 대학생 김모(22·여) 씨는 "영어학원을 송파 쪽으로 다니는데 지금은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 타야 한다"며 "구리가 서울로 편입되면 (8호선 구리 방향 노선 확장이) 더 빨리 될 것 같아 찬성한다"고 언급했다.

    별내역을 2023년까지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착공된 8호선은 현재 암사역에서 공사가 멈춘 상태다. 예정된 추가 노선은 토평·구리·별내 등을 포함한 6개 역이다. 시민들은 서울 편입으로 8호선 연장 공사가 신속히 이뤄지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 ▲ 지도 검색 앱에 구리시를 검색한 모습. ⓒ카카오맵 구리시 검색 갈무리
    ▲ 지도 검색 앱에 구리시를 검색한 모습. ⓒ카카오맵 구리시 검색 갈무리
    서쪽 가면 중랑구, 강 건너면 강동구… "지리적 정당성 확보"

    경기도 구리시는 서울시 광진·중랑·노원구와 인접해 있다. 구리암사대교만 건너면 강동구다. 지리적으로 서울 편입의 정당성이 확보된 셈이다. 인구는 18만7000여 명에 불과하고, 전체 면적은 33.3k㎡에 그친다. 경기도에서 면적 최하위권이다. 서울시로서도 자치구로서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인창동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는 반모(55·여) 씨는 "김포보다 서울 편입에 설득력 있는 쪽은 구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씨는 "지도를 보면 김포는 서쪽으로 한참 삐져나와 있는 모양이라 지리적으로 통합 관리하기가 힘들 것"인 데 비해 "구리는 아래·옆으로 서울과 붙어 있고 규모도 작아서 서울로서도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반씨는 "남양주에서 강남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구리를 거쳐 간다"며 "교통 요충지로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수택동에 거주하는 홍모(36·남) 씨는 "서울에서 구리만큼 가까운 수도권은 별로 없다"며 구리의 서울 편입 당위성을 피력했다. 홍씨는 "구리는 지형적으로 볼 때 진작 서울에 통합됐어야 했다"면서 "다른 지역은 억지로 서울에 끼어들려는 느낌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 ▲ 9일 구리시 갈매동에 서울 편입을 환영하는 시민들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임준환 기자
    ▲ 9일 구리시 갈매동에 서울 편입을 환영하는 시민들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임준환 기자
    "구리 고유의 정체성 잃고 싶지 않아"… 일부 반대 의견도

    구리시의 서울 편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간혹 있었다. 

    인창동에서 23년째 거주하고 있는 이모(25·남) 씨도 서울 편입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이씨는 "구리시민으로서 자부심이 있다. 구리시 고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 싫다"며 "구리라는 이름이 남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다른 이름으로 바뀐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서울 편입은 그저 김포를 따라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면서 "김포도 지금 (편입이) 될지 말지 모르는데 구리의 편입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갈매동에 사는 김모(38·여) 씨는 "서울 편입에 별다른 생각은 없다"면서도 "주민 의견수렴을 하기도 전에 소수가 정한 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이 달갑지는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