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노란 소포' 받고 3명 호흡곤란 호소…발송지는 대만서울·인천·제주·경남·대전·수원·과천·용인 유사 신고 "출처 불분명 우편물 열지말고 112나 119에 신고해 달라"
  • ▲ 20일 오후 울산 동구 서부동 한 사회복지시설에 유해물질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발송돼 소방당국이 조사 중이다. ⓒ뉴시스
    ▲ 20일 오후 울산 동구 서부동 한 사회복지시설에 유해물질이 담긴 것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발송돼 소방당국이 조사 중이다. ⓒ뉴시스
    울산에서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된 가운데, 서울·인천·제주·경남·대전·용인·수원·과천 등 전국 곳곳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배달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울산소방본부와 울산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낮 12시29분께 동구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대만발 국제우편물로 추정되는 노란색 소포를 개봉한 시설 관계자 3명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 3명은 증세가 호전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경찰은 봉투에 별다른 물질이 없어 독성 기체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봉투와 공기 시료는 정밀검사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로 보내졌다.

    해당 소포는 대만에서 온 정체불명의 '노란 소포'로 해당 시설 주소와 수취인 이름,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그러나 이 시설에는 해당 이름을 가진 직원이나 이용자가 없었고 전화번호도 확인되지 않은 번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유해 의심 소포는 제주에도 배달됐다. 제주도와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8시50분께 제주시에 거주하는 A씨는 수상한 소포를 받은 뒤 경찰에 신고했다. 이 소포 역시 울산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한 노란색 봉투에 들어있으며 발송지는 대만이었다. 

    대전경찰청도 21일 오전 11시18분께 대전시 동구 주산동의 한 주택에서 "대만에서 알 수 없는 국제우편이 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방당국과 관계기관에 공조를 요청해 밀봉한 우편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했다.

    이날 오후 4시6분께 서울 명동에 있는 중앙우체국에서도 위험물질로 의심되는 우편물이 접수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시민 170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서울 서초우체국과 송파우체국에도 수상한 소포가 확인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외에도 경기 용인·과천·수원, 경남 함안,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들 소포는 대만 외에도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시청은 이날 "관내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이 신고되어 조사중이다. 출처가 불분명한 우편물은 절대 열어보지 마시고, 112나 119에 즉시 신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안전안내문자를 보냈다.

    수원시청 역시 "유해물질이 발견된 국제우편물이 신고되어 조사중이다. 출처가 불분명한 우편물은 열어보지 마시고 112나 119에 즉시 신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1일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해외에서 발송된 유사한 유형의 국제우편물 국내 반입을 일시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미 국내에 반입된 우편물은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앞으로 우편물을 통한 독극물 감염 등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해외 우정과 국정원, 경찰, 소방, 관세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