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란과 1985년 '탄도미사일 개발협정'… 이후 핵·미사일 지속 협력尹 겨냥해 "역적의 무리, 혓바닥 잘못 놀렸다" 비난…'우방 이란' 비호
  •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매체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발언한 윤석열 대통령을 "역도"(逆徒·역적의 무리)라고 규정하며 "또 혓바닥을 잘못 놀렸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24일 "그 말 한마디 때문에 한순간에 적을 만들어 놓았다고 남조선에서는 소동이 일어나고, 해당 나라는 입장을 명백히 밝히라며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역도'가 세계의 면전에서 제 입으로 자기들이 공화국(북한)의 적이라는 것을 선언한 셈"이라며 "밖에 나가서는 초보적인 외교 상식도, 의례도 모르고 망발질하여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까지도 적으로 만들었다"고 조롱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고 UAE에서 세계에 '선언'했다는 북한의 주장과 달리, 우리 헌법은 제3조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며 북한이 한반도 북부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는 반국가단체임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우리 국방백서에도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규정돼 있다. 
  • ▲ 북한 조선중앙TV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2022년 12월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시험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 북한 조선중앙TV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고출력 로켓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2022년 12월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오전 북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보이는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시험을 현지 지도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이러한 맹비난의 기저에는 북한이 오랜 '우방' 이란과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핵·미사일 협력관계를 맺어온 사실이 깔려 있다. 북한과 이란은 1985년 '탄도미사일 개발협정'을 맺었다. 

    북한은 1981년 이집트로부터 '스커드-B' 미사일 2기와 이동발사차량 MAZ-543P 등을 제공 받고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를 통해 개량형 스커드-B 미사일을 개발했다. 

    당시 이라크와 전쟁 중이던 이란은 스커드 미사일을 공급받기 위해 북한과 협정을 맺고 개발비와 핵심 부품을 약속했다. 

    북한은 이란의 도움을 받아 1984년 '화성 5호', 1986년 '화성 6호'를 개발했고, 1987년부터 화성 5호를, 1990년부터 화성 6호를 이란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1991년 4월 시리아와 맺은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 판매협정'에 따라 1991년부터 매월 개량형 스커드 미사일 4~6기를 생산해 이란에 100기, 시리아에 60기의 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를 수출했다. 이후 옛소련의 붕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옛소련·우크라이나 출신 과학자들을 북한으로 이주시켜 '노동 1호' 미사일을 개발했다. 

    이란에 수출된 노동 1호의 기술과 부품은 이란 장거리미사일 '샤하브(Shahab) 3호'의 토대가 됐다. 

    북한은 이란과 지속적으로 핵·미사일 기술을 공유하고 보완해왔다. 2011년 북핵문제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이란 내 10여 곳의 핵과 미사일 시설에서 수백 명의 북한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수년째 지속돼온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힌 바 있다.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의 '99호실' 출신 기술인력들이 제3국을 경유해 이란에 입국한 뒤 나탄즈와 쿰 등 이란 내 10여 개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 분산배치돼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이 '닮은 꼴'이라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이란이 2012년 12월 공개한 3단 발사체 '시모르그'(Simorgh)는 북한의 '은하 3호'와, 이란이 2017년 9월 공개한 중거리탄도미사일 '호람샤르'은 북한이 이란에 수출한 무수단미사일(화성-10형, KN-7)과, 북한이 각각 2016년과 2017년에 발사한 '북극성 1호'(KN-11)'와 '북극성 2호'도 이란의 세질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매우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