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北 영변 핵폐기물 보관소 붕괴" NHK 서울지국發 유언비어 퍼져"日 정보당국 확인… 50MW급 원자로 붕괴돼 평양 봉쇄, 수도권 방사능"국방부 "소문으로 파악"… NHK 서울지국도 "우리가 작성한 글 아니다"
  • ▲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MAP)'을 통해 분석한 영변 핵폭발 시나리오. ⓒ누크맵 캡쳐
    ▲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MAP)'을 통해 분석한 영변 핵폭발 시나리오. ⓒ누크맵 캡쳐
    11일 새벽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폐기물 보관소가 붕괴돼, 그 여파로 평양이 봉쇄되고 서울 등 수도권에 방사능이 퍼진다는 유언비어가 돌았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NHK 서울지국'을 출처로 한 '지라시'가 불특정다수에게 유포됐다. "금일 새벽경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물 보관소 붕괴사고가 발생해 평양에 봉쇄령이 내려졌다"는 내용이다.

    지라시에는 이어 "일본 정보당국이 휴민트와 위성을 통해 북한 영변의 핵폐기물 저장 탱크가 폭발한 것을 확인했으며, 50MW급 원자로 건물이 붕괴되면서 현재 평양이 봉쇄됐다"고 적혀 있다. "북한이 플루토늄 분리 실험을 하던 중 폭발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서울까지도 발암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했으나, 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 출처로 표기된 NHK 서울지국 역시 "우리가 작성한 글이 아니고, 그 내용이나 출처에 대해서도 전혀 확인이 안 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NHK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관리하는 긴급재난문자나 안전안내문자 역시 북한 핵시설 붕괴에 따른 지진 발생이나 대피 안내 등을 따로 공지하지 않았다.

    지라시의 내용은 실제 사실과도 차이가 있다. 통일부 북한정보 포털에 따르면, 영변에 있는 핵 원자로(영변 5MWe)는 1987년 12월 가동을 시작했으며, 규모는 5MW급이다.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겠다"는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북한은 2008년 6월27일 미국 국무부 성 김 한국과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했으나, 5년 뒤인 2013년 원자로를 재정비·재가동한다고 발표하면서 현재까지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 핵시설과 관련 "5MW 원자로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이 계속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영변에서 핵폭발이 일어나 서울 등 수도권까지 방사능이 누출될 수 있다는 내용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 핵폭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누크맵(NUKEMAP)'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영변에서 100kt급 핵폭발이 일어날 경우 직접적인 폭발 피해반경은 9.05km다. 영변에서 서울까지 직선거리는 약 270km다. 바람도 남서풍이 불기 때문에 핵폭발 이후에도 방사능 누출 등 피해는 북동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군은 북한의 가장 최근 핵실험인 2017년 9월3일 제6차 핵실험에서 드러난 핵폭발 위력을 50kt(인공지진 규모 5.7)로 분석한 바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낸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핵폭발 위력은 15kt이었다.
  • ▲ 영변 핵시설. ⓒ뉴시스
    ▲ 영변 핵시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