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주대병원~이태원 참사 현장 36.3㎞… 병원 차량, 26분 만에 도착했는데24.8㎞ 떨어진 명지병원 닥터카는 54분 뒤 도착… 수도권 14개 의료팀 중 꼴찌신현영 아파트 들러 태우고 가느라… 가까운 명지병원 차량이 더 늦게 나타나신현영 "구조활동 지원했다" SNS… 병원 보고서엔 "중증도 분류·처치 이미 완료"국민의힘 "자기 생색, 최악 갑질" 강력 비판… 민주당 신현영 "내가 연락" 시인
  • ▲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30일 서울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재난의료지원팀(DMAT)으로 구조활동에 참여했다. ⓒ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30일 서울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재난의료지원팀(DMAT)으로 구조활동에 참여했다. ⓒ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태원 참사 당일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태워 가느라 구조 현장에 20여 분 늦게 도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 의원은 현재 이태원참사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야당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가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DMAT 출동요청시간·출동시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30일 명지병원 DMAT의 출동소요시간은 수도권 14개 대학병원 DMAT 중 가장 긴 54분으로 나타났다.

    DMAT는 3~4명의 의료진이 한 팀으로 구성돼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한 재난상황에서 응급처치와 중증·경증 환자 분류, 환자 이송 등의 역할을 한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병원은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까지 최단거리로 24.8㎞로, DMAT는 참사 직후인 10월30일 0시51분 병원을 출발해 54분이 지난 오전 1시45분 이태원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반면 명지병원보다 거리가 더 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36.3㎞)은 26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성모병원(35.3㎞)은 3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에 비해 3분의 2밖에 안 되는 거리를 명지병원 DMAT는 20~30분 더 걸린 것이다. 

    당시 명지병원 DMAT 닥터카는 강변북로로 이동 중 서울지하철 2호선 합정역~신촌역~이대역을 거친 후 마포구 염리동의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앞을 지나 이태원으로 이동 중 신 의원을 태웠다. 신 의원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 명지병원 의사로 근무했다.

    명지병원 DMAT는 도심을 통과하기 위해 내비게이션 추천 최단거리(24.8㎞)를 넘는 거리를 우회했다. 명지병원 DMAT가 자동차전용도로인 강변북로를 따라 신용산역 방향으로 진입했다면 10~20분가량 빨리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던 셈이다.

    명지병원 DMAT가 이태원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10월30일 오전 1시32분에는 사고 현장 인근 편의점에서 다수의 심폐소생술(CPR) 필요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소방 무전에는 서울성모병원으로 환자를 이동하는 등 긴급한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명지병원 의료진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중증·경증 환자 분류 및 응급치료가 바쁘게 이어지고 있었고, 긴급한 환자 이송은 대부분 마친 상태였다. 

    당시 명지병원 DMAT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선착 DMAT의 중증도 분류, 처치가 이미 완료됐다"며 현장 응급의료소 지원 경증 환자 이송 등의 업무를 마친 후 오전 2시25분에 현장에서 철수했다. 도착 후 40분 만에 활동을 종료한 것이다.

    신 의원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명지병원 닥터카로 현장에 새벽 1시40분쯤 도착했다"며 DMAT 팀원으로 이태원 사고 구조활동 지원에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1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DMAT 출동 중 팀원을 태우기 위해 우회하는 경우가 있는지 묻자 "없다. 병원에 모여서 출동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신 의원의 국조특위 위원 사퇴를 촉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 의원은 당장 국정조사 위원 자리에서 사퇴하라. 신 의원이 서야 할 자리는 위원석이 아닌 증인석"이라고 비난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참사 책임자로서 희생자 및 유가족에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1분 1초의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구급차까지 이용하여 사진 찍기 소품으로 이용, 희생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든 '참사 속의 참사'"라고 직격했다.

    이어 "신 의원의 구급차 가로채기로 구할 수 있었던 생명을 한 명이라도 더 잃었다면, 이는 분명한 직권남용이자 범죄"라고 질타한 양 수석대변인은 "구조활동을 방해한 참사 책임자가 심판자 노릇을 하며 판사 망치를 들고 나선 것. 도둑이 경찰에 삿대질하며 '도둑 잡아라' 외치는 꼴"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신 의원은 1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이동 과정에서 상황 공유를 하면서 사고 현장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연락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신 의원은 19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명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신 의원은 ▲사이렌이 달리지 않은 일반차량이었던 점 ▲명지병원이 화전119 안전센터보다 더 먼거리에 있었던 점 ▲경기지역 7개 병원 중 4번째로 현장에 도착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정면 반박했다.

    신 의원은 그러면서 "재난 의료 훈련을 받고 여러 재난 현장을 경험하면서 국가가 어떤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국민의힘에 호소한다. 민간병원들과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재난의료 현장에 참여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