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26일 오전 국방부 민원실 찾아 '중국 어선 조사요청서' 전달이래진 씨 "중국어선 이름,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 내용 알아내야" 조사 요청법률대리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 지금 가장 떨고 있을 것" 수사 임박 시사
  • ▲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씨(오른쪽)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에 중국어선 조사요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김기윤 변호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선우 기자
    ▲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씨(오른쪽)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에 중국어선 조사요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김기윤 변호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선우 기자
    '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유족이 이씨 사망 당시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어선과 한자(漢字)가 적힌 구명조끼와 관련한 국방부의 조사를 요청했다.

    유족 측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어선의 선명, 선종, 톤수, 선적항과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의 내용 등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씨의 친형 이래진 씨는 "국방부를 포함해 국정원·안보실·청와대는 당시 SI 첩보에서 얻은 정보자산을 인지하고도 은폐하려 했는지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며 "한자로 표기된 구명동의 존재 은폐는 간첩으로 조작하려는 국정농단과 국민을 향한 엄포"라고 주장했다.

    "文정부, 사고 당시 국제 조난신호도 안 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국제법상 사고가 발생하면 국제법으로 조사가 가능하다"고 전제한 이씨는 "국제적 대응 매뉴얼이 있었어야 되는데, 당시 우리나라 정부는 없었다"며 "사고 당시 국제 조난신호를 했어야 하나, 정부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국가 시스템이 엉망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씨는 동생 이대준 씨가 붕대를 감은 부분과 관련해서는 "(동생이) 살려고 바다 위 부이를 붙잡고 있다가 쓸려 가는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어선이 동생을 구조해 붕대만 감고 구명조끼를 입혀 바다에 던진 이유는 본인들이 대한민국 사람을 데리고 있으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중국 측이 해당 사건을 엄중히 본 뒤 자세한 선박 관련 정보들을 제공해 우리나라에서 조사가 가능하도록 협조를 해 줬으면 한다"며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국방부에 요청서 전달… "중국어선 특정되면 해당 어선 관계자 만나볼 예정"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감사원 보도자료를 검토해보면 고인은 무궁화10호에서 바다로 추락한 뒤 중국어선에 구조된 것으로 보이고, 이후 중국어선에서 다시 바다로 내보낸 것으로 사료된다"고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고인이 바다에 던져진 것은 무궁화 직원들이 중국어선을 퇴치하는 등 조치를 하니 중국어선 측에서 무궁화 어선들에 반감이 많아 배로 올린 뒤 바다로 다시 내보낸 것 같다"면서 "유족 측은 특별한 SI 정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중국어선의 정보만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서욱 전 국방장관이 구속된 시점에서 가장 떨고 있을 사람은 당시 NSC 회의에 있었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일 것"이라며 박 전 원장 수사도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유족 측은 국방부 조사로 문제의 중국어선이 특정되면 해당 어선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방부에 조사요청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