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철 주러 北대사 언급…지난 7일 러 외무부 “北에 석유·석유제품 공급 재개 준비 돼”美안보전문가들 “경제적 어려움 겪는 북한, 무기 부족한 러시아…필요한 부분 교환할 것”
  • ▲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졌던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러시아 열차에 실려온 석탄을 나진항에서 하역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졌던 '나진-하산 프로젝트'로 러시아 열차에 실려온 석탄을 나진항에서 하역하는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와 북한이 점점 더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러시아 외무부가 “북한에 석유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데 이어 8일에는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러-북 간 화물열차 운행이 이달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일에는 러시아 정부가 북한에 보낸 정권 수립 74주년 기념 축전에서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와 북한이 앞으로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 공급 준비에 화물열차 운행 재개까지…北에 손 내미는 러

    지난 1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러시아가 지난 9일 보낸 축전 내용을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을 축하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8일에는 러시아와 북한 간 화물열차 운행 재개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러시아 극동 자치정부를 인용해 “신홍철 러시아주재 북한대사가 8일 올레크 코제먀코 연해주 주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러 간 철도화물 운행이 이달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7일에는 러시아 외무부에서 한반도를 관장하는 제1아주국의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국장이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중단됐던, 북한에 대한 원유 및 석유제품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지노비예프 국장은 “북한 파트너들이 상품 거래를 재개할 준비가 되면 상응하는 양만큼의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에 공급할 원유와 석유제품의 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 간 화물열차 운행은 코로나 대유행 이후 2년 6개월 동안 중단된 상태다. 러시아의 대북 석유 공급 또한 코로나 대유행으로 2020년부터 중단됐다.

    美안보전문가들 “러시아와 북한, 서로 필요한 부분 교환하려 할 것”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미국 안보전문가들은 각자 ‘결핍’을 갖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이 앞으로 더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해군 분석센터(CNA) 켄 고스 국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긴장의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은 북한 등 동맹국들에 의지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에게는 북한이 필요한 상황이고 북한도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찾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이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랜드 연구소의 수 김 정책분석관은 “절실한 두 나라(러시아와 북한)가 각자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있다”며 “두 나라가 벼랑 끝으로 더 내몰린다면 그들의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정책분석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는 러시아는 아마도 다른 나라들이 전쟁에 사용할 무기와 포탄을 조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고, 북한은 석유 공급 부족을 비롯해 여러 경제적 도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그러므로 북한 정권은 아마도 포탄과 같이 러시아에게 필요한 것과 자신들에게 부족한 것을 교환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