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취임사서 '통합' 등 정치적 메시지 할애한 것과 차별화北 비핵화도 "주민 삶의 질 개선할 담대한 계획 준비" 자유에 방점국민·시민 강조하며 소통에 중점… 전 국민 아우르는 취임식 열어
  •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국방홍보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국방홍보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의사당 잔디마당에서 열린 취임식 취임사에서 '자유'를 총 35번 언급하며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시민'과 '국민'도 각각 15회씩 언급하며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운영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 첫 일성을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시민 여러분"이라고 시작하며 앞으로 국정운영 방향의 핵심 가치가 '자유'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했다.

    취임식 핵심 키워드로 자유 내세운 尹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며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웠다"고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사에서 정치개혁이나 협치 등 주로 정치적 메시지에 방점을 둔 것과 차별점를 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10일 취임사에서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통합과 협치를 주로 강조했다.

    巨野 향한 소통 메시지 우회적으로 내비쳐

    윤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협치와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라고 천명했다. 2년 후 총선까지 국정 절반가량을 거대야당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소통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에서의 자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아와 빈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불법행위로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고 자유시민으로서의 존엄한 삶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모든 세계시민이 자유시민으로서 연대해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권력'과 '군사력'에 의한 개인의 자유 침해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독재정권인 북한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며 "자유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해서는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 놓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한 윤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아시아와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靑 개방하고 용산시대 선언한 尹, 국민 외쳐

    이날 윤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는 '국민'과 '시민'이 총 15번 언급되며 '자유' 다음으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로 꼽혔다. 청와대를 전면 개방하고 용산시대를 연 윤 대통령이 국민과 직접 만나 소통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식에서 윤 대통령 내외는 '국민희망대표' 20인과 함께 무대에 올랐고, 2만4000석을 국민초청석으로 구성하는 등 전 국민을 아우르는 취임식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 국민은 많은 위기에 처했지만 그럴 때마다 국민 모두 힘을 합쳐 지혜롭게, 또 용기 있게 극복해 왔다"며 "저는 이 순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책임을 부여받게 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우리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